찬밥신세가 된 하루
부끄러웠던 하루를 나는 6월 20일날 보냈다.
직장에서 나의 역할은 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시점을 겪었다. 죽고 싶을 만큼 비참했다. 시누는 정말 나를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시부모님을 생각할 때는 가족이니까 해야 하는 일이고, 일할 때는 직원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하게 만든 하루였다.
이날 하루에 있었던 일은 일기로 글로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적어본다. 나를 사람으로 생각은 하고 있는지...
너무 과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기에 원래 이런 사람들인갑다 하고 넘어갔었는데 금요일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했다. 나는 일하는 평일에는 항상 시누 도시락까지 내가 만들어간다. 같이 일하는 분이 내가 들어오기 전에는 만들어 오기도 했었다고 했었다. 그리고 가족인 내가 들어왔으니 그리고 내가 주부이기도 하니 같이 일하는 분처럼 그렇게 해 오라고 해서 점심을 준비해서 갔었다.
그렇게 5년을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는 과정은 스트레스였다. 내가 요리사도 아니기에 반찬에 항상 신경을 쓰고 다이어트를 하는 과정에서 또 요리가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거의 보면서 요리를 연구하고 있다.
참 쓸데없는 것이기도 하고, 촌스럽기 짝이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나는 목요일 오후부터 금요일날 점심 도시락 반찬을 뭘 준비해서 가야 할지 생각에 세 가지 반찬을 정리를 해보았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반찬을 만들고 밥은 당뇨쌀과 잡곡을 썩어 그렇게 밥을 해서 출근을 했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뭔가 시누와 같이 일하는 분의 대화가 이상했다.
“쌤, 점심 뭐 먹을까? 야끼 밥? 자짱면?”
“약사님 알아서 정하세요.”
“그러면 탕수육과 야끼 밥 2개와 간짜장 1개 이렇게 해서 먹을까?”
“그렇게 해요.”
새벽부터 점심을 준비해서 간 나는 또 찬밥신세가 되어버렸다. 시누는 나에게 와서 이따가 중국집에 전화해서 식사 주문하라고 하고, 쌤은 누구랑 통화하고는 이따가 보자며 전화를 끊고 1시간 뒤쯤 보니 실습생이 왔다. 그때 알았다. 내가 모르는 그들만의 오고 가고 한 대화들을 한숨을 쉬며 고개를 내리며 약 반티만 계속 잘랐다.
그거였다. 실습생이 10일 동안 일을 하고 끝나는 시점에 점심을 사주려고 하는 것. 그것을 나만 몰랐다. 아니 또 자기들만 이야기를 하고 나에게는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던 것이다. 실습생은 금요일날 다른 약국에 면접을 보고 일찍 오겠다고 두 사람만 알고 있었다. 힘들게 도시락을 준비해 간 나는 또 바보가 되어버렸다. 나도 직장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인데 씨다바리가 아니고 두 사람만 이야기하고 싶은 이야기는 해도 되지만 힘들게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는 나한테 가족이라면 시누가 금요일날 도시락을 사 먹을거니까 점심 준비해 오지 말라고 해 줘도 되지 않냐는 말이다.
본인들이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남아 있는 한 사람을 무시하지 말고, 생각해달라는 것도 아니다. 센스가 있다면 작은 거 하나쯤은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