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 준 선물
이별은 또 다른 이별이 되어
가슴 깊이 새겨 놓고
듬성듬성 꺼내볼 수 있는
앨범이 되어 돌아왔다.
너의 향기와 웃음,
그 조각들 속엔
내 안의 빈자리도
모두 같이 잠들어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앨범 속 페이지는
살며시 넘겨지며
눈부신 빛으로도
잔잔한 그림자로도 남아
어느 날 문득 펼쳐본 기억 속
너의 목소리가 미소가 되어
내 귓가에 속삭일 때
나는 다시 너를 만난다
이별이 준 선물은
추억과 그리움만이 아니야
너 없는 나도
너와 닮아가는 법을 배우고
그리움은 이제
너로 향한 맑은 빛이 되어
달빛처럼 미묘한 온기로
내 안 깊이 스미고
나는
그 빛 속에서
혼자가 아닌 나 자신을 마주하고
잔잔한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이별 뒤 남은 사랑으로
나를 다시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