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안개가 숲을 감쌀 때
마른 나뭇가지는 또 하나씩 숨을 죽이고
울음새의 빈 자리엔 흙먼지가 살짝 내려앉는다
흐르는 물소리가 저 멀리서
기억의 파편들을 실어 나르고
그 위에 달빛은 흔들리며
옛 그리움의 잔상을 비춘다
나는 두 손을 펼쳐
흩어진 나뭇가지를 옮기며
구멍 난 곳 없는 둥지를 틀어본다
오래된 울음이 머문 자리 위에
희미한 밝은 내일의 씨앗을 심으며
기다림은 조용히
나뭇잎 사이로 스며들고
그리움은 아직 흐느끼고 있지만
나는 그 울음 뒤에
미소 한 줄기를 세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