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픈 하루 2

by 하린



이른 새벽 안개가 숲을 감쌀 때

마른 나뭇가지는 또 하나씩 숨을 죽이고

울음새의 빈 자리엔 흙먼지가 살짝 내려앉는다


흐르는 물소리가 저 멀리서

기억의 파편들을 실어 나르고

그 위에 달빛은 흔들리며

옛 그리움의 잔상을 비춘다


나는 두 손을 펼쳐

흩어진 나뭇가지를 옮기며

구멍 난 곳 없는 둥지를 틀어본다

오래된 울음이 머문 자리 위에

희미한 밝은 내일의 씨앗을 심으며


기다림은 조용히

나뭇잎 사이로 스며들고

그리움은 아직 흐느끼고 있지만

나는 그 울음 뒤에

미소 한 줄기를 세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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