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사태 코로나 19 - 홀로서기

5월 21일

by 감성토끼

2019년 12월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그냥 메르스나 사스 같은 것이겠거니 넘겼던 거 같다. 이렇게 오래 우리 생활에 스며들어 일상을 휘저어 놓을 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1월 20일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 여성이 첫 확진자였고, 그 이후 코로나가 서서히 퍼져나갔다.

그때만 해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었기에 그냥 평소처럼 신학기 준비를 했었다.


매출이 작년 대비 서서히 오르고 있던 중이라 좀 무리를 해서 신학기 용품을 들여왔다.

사실 문구점 매출은 특성상 3월 매출이 가장 많고 4월~5월까지가 피크이다.

3월 초 며칠 매출이면 무리를 한 금액을 충분히 갚고도 남을 것이기에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2월 하순이 되자 한 종교단체를 통해 코로나는 급격히 퍼져나갔고 학교 개학이 사상 최초로 1차, 2차, 3차까지 계속 연기가 되었다.

결국 5월 27일이 되어서야 아이들이 처음 학교를 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완전한 개학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일주일에 하루씩만 등교를 하게 되었다.

같은 반 친구라도 홀수 짝수로 나뉘어, 짝수인 친구와 홀수인 친구는 같이 공부할 수도 없고, 만날 수도 없었다.


매출이 반 토막 수준이 아니라 1/3 토막이 났다.

결국 학기 초에 빌린 돈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고, 정부에서 긴급자금 저금리로 빌린 1천만 원은 가게 세와 물건값으로 야금야금 나가게 되었다.


어렵고, 힘들고, 불안했다. 미래를 확신할 수 없기에 더욱 불안하기만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게 달라져가고 있었다.

생각 끝에 남편은 가게를 나에게 맡기고 다른 일을 알아보러 다녔다.


그래서 오롯이 나 혼자 이 문구점을 알아서 꾸려나가야 했다.

사실 문구점 운영을 거의 남편이 다 알아서 했고, 나는 보조일 뿐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건 아이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일이 없었다는 거였다.


원래 남편과 둘이 문구점을 운영할 때는 아침 7시 30분~ 오후 11:00까지 영업을 했었다.

말이 11시까지 였지 남편은 늘 12시가 넘어 집에 들어왔다.

그때는 그나마 둘이 교대로 쉴 수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혼자서는 도저히 힘들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기에 차츰 문 닫는 시간을 줄여나갔고, 지금은 아침 8시~오후 8시까지로 바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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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제일 큰 변화는 칼각이 잡혀 있던 물건들이 드디어 인간미를 풍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살짝 반짝반짝함을 잃기도 했다는 건 덤이라고 할까?

나름 노력한다고 하는데도 도저히 남편의 정리상태를 따라잡을 수 없어 포기한 상태이다.


두 번째는 더 이상 소동물을 판매하지 않는다.

소동물을 판매하려면 손이 많이 간다. 먹이와 물도 줘야 하고, 집도 청소해야 하고 아이들에게 가기 전까지는 모두 내가 케어해야 하기에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다.

가끔 아이들이 여기 햄스터 있었는데, 장수풍뎅이 있었는데 하며 그리워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렇게 어렵고 힘든 상황이었지만, 이 시련 또한 지나가리라는 걸 알기에 묵묵히 하루하루 감사하며 버텨내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래서 매일 감사합니다! 를 입에 달고 살았다.


하루 영업을 마감하면서 아무도 없는 텅 빈 가게 안에서 감사합니다! 를 외치며 짝짝 박수도 두 번 쳐 준다.


이 위기가 또 한 단계 나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는 덕분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고,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잃어버린 나의 꿈을 찾을 수 있었으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 아니겠는가!


지금은 코로나가 발생한 지 3년이 훌쩍 지났고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오히려 코로나 이전보다 경제적으로 조금은 풍요로워졌고, 코로나 이전보다 더 행복하고 단단해졌다.

제일 감사하고 다행인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보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울 지라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



<블로그 댓글 중>


- 큰 시련도 언젠가 지나가리라는 믿음이 있으면 힘을 낼 수 있는것 같아요~~ 화이팅입니다!

- 남편분과 함께 운영하던 문구점을 혼자서 하게 됐을때 두려움이 컸을 것 같아요^^

그래도 코로나이후로 오히려 경제적으로 더 풍요로워졌고 단단해졌다니 너무 다행입니다^^

문구점에서 애완동물을 접하지 못하게 된 아이들은 조금 아쉬움이 있을수도 있겠네요^^

코로나로 인해서 달라진 삶을 사시는 분들이 참 많을 것 같네요^^

감성토끼님은 코로나때문에 블로그도 시작했고 브런치작가도 되셨으니깐 잃은 것이 있으면 얻은것도 있는 것 같네요^^♡♡♡

감성토끼님 ^^

문구점안에서 즐겁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가 오게 마련입니다. 감성토끼님은 그 시기를 감사의 마음으로 슬기롭게 대처하시며 경제적 풍요와 시간 얻으셨고, 재능이 있으며 잘 할 수 있는 자기의 길을 찾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위기가 기회가 된다는 말을 실감하네요. 박수와 사랑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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