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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라울 따뷔랭-장 자끄 쌍뻬

감성토끼의 북리뷰 - 딸이 떨구고 간 책 읽기

by 감성토끼
[작가 소개] 장 자끄 쌍뻬

장 자끄 상뻬(1932.8.17)는 보르도에서 태어났다. 그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소년 시절, 악단에서 연주하는 것을 꿈꾸며 재즈 음악가들을 그리면서부터였다. 1960년 르네 고시니를 알게 되어 함께 『꼬마 니콜라』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1962년에 첫 번째 작품집 『쉬운 일은 아무것도 없다』가 나올 때 그는 이미 프랑스에서 데생의 일인자가 되어 있었다. 이후 주로 드 노엘 출판사에서 지금까지 서른 권 가까운 작품집을 발표했고, 이 책들은 세계 여러 나라 말로 번역되었다. 프랑스의 『렉스프레스』, 『파리 마치』 같은 유수한 잡지뿐 아니라 미국 『뉴요커』의 가장 중요한 기고자이기도 한 그는 1960년부터 30년간 그려 온 데생과 수채화가 1991년 파피용 데 자르에서 전시되었을 때, 현대 사회에 대해 사회학 논문 1천 편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 준다는 평을 들었다. -해외 저자 사전(2014.5.)-


이 책을 펼치면 저자 장자끄 쌍뻬의 산뜻한 그림과 함께 시작이 된다.

만약에 자전거의 변속이나 토 클립 (페달에 달린 발 끼우개), 베어링, 체인 스프로켓(톱니바퀴), 튜브, 공기타이어, 세미타이어 또는 관 모양의 경주용 타이어 등등에 정통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분명 생 세롱의 자전거포 주인 라울 따뷔랭이었다.


자전거에 관해 모르는 게 없는 자전거 박사인 라울 따뷔랭, 그래서 이 마을에서는 자전거라는 말을 쓰지 않고, <따뷔랭>이라는 말로 자전거를 부르기까지 한다.


하지만 따뷔랭에게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크나큰 비밀이 있었다.


따뷔랭의 창조자 라울 자신이 자기 명성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며 살고 있었다. 사람 자체와 그의 겉모양 사이에 잘못 분배된 무게가, 그런대로 균형 잡힌 이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 그것은 비밀의 무게이기도 했다. 하도 엄청나서 그 누구도 짐작조차 못할 비밀.

그것은 그가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는 <따뷔랭>을 탈 줄 몰랐다.


엄청난 자신의 비밀을 감추기 위해 따뷔랭은 갖은 노력을 한다.



감추는 기술이 아니라, 오불관언의 경지에 달하는 기술, 즉 집에 돌아갈 때면 그는 정성스럽게 바퀴의 바람을 빼고는(혹은 자전거 핸들의 나사를 풀거나 아니면 그 밖의 모든 기술적 결함들을 일부러 만들어 내고는) 했다. 그가 감고 다니는 붕대들 때문에 사람들은 라울이, 일상적인 것에 권태를 느낀 나머지 자신들이 속속들이 알고 있는 종목에 변화를 주면서, 위험천만한 곡예에 몸을 내맡기는 스포츠맨의 부류에 속한다고 생각하였다.


마을 사람들이 이렇게 믿을 정도로 따뷔랭은 물구나무서서 걷거나, 자유자재로 앞뒤 공중 돌기를 하거나, 아무튼 자전거 타는 일 외에는 모든 것을 잘했다. 특히 기계를 다루는 일에는 일가견이 있었다.

자기의 약점을 숨기기 위해 오히려 피나는 노력으로 다른 재주들을 발전시켜 나갔다고 봐야 할는지... 아니, 그럴 거면 차라리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는 게 빠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왜냐하면, 따뷔랭은 자신의 실패의 비밀을 밝혀 내보려는 희망을 가지고 자전거의 모든 부분(안장에서부터 베어링에 이르기까지)들을 방법론적으로, 줄기차게 연구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는 사실은 얼마나 잘 숨겼는지 부인인 마들렌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과연 따뷔랭의 크나큰 비밀은 끝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아니면 끝내 밝혀지고 말 것인지?

따뷔랭은 자신의 비밀에서 벗어나 마음의 자유를 찾을 것인지, 책으로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자전거 좀 못 타면 어떤가?

자신의 약점을 비관하고, 절망적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다른 장점들을 찾아냄으로써 따뷔랭은 자기 분야에서 인정받고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되었다.

우리 역시 자신의 안 좋은 점을 보면서 속상해할 일이 아니라, 내가 가진 장점, 좋은 점을 찾아내어 발전시켜 나간다면 내 앞날은 밝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 책은 중학교 졸업 때 딸아이가 선생님께 선물로 받은 책이다.



딸아이에게 중학교 시절은 그 애 인생에서 제일 힘든 시기중 하나였다.

그 힘든 시기를 버텨냈기에, 지금의 행복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따뷔랭이 자전거를 타지 못했어도, 자신의 일에 성공했듯이, 우리 딸이 힘든 중학생 시절을 겪어내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 나아가듯이, 나 또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로 인해 감사의 삶을 깨닫고, 비로소 나를 찾는 여정을 떠나가듯이 지금 힘들고 어려운 누군가가 계시다면 조금만 시선을 돌려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해 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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