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다. 레트로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포켓몬빵도 그중 하나일까? 유행을 주도하는 패션시장에서도 옛날 유행했던 배꼽티인 '크롭 탑'이, 나팔바지라 불렸던 통바지 패션이 유행이라고 한다. 패션뿐 아니라 음악이나 드라마, 유명 브랜드 들도 너도나도 복고풍 마케팅을 전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문구점을 처음 했을 때 이게 도대체 뭘까? 했던 수많은 장난감들도 그 모양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지금도 여전히 생산되어 팔리고 있다. 그걸 보면 정말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렇기에 문구점에 들어오면 누구나 아련한 추억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예전에 유행했던 문구점 물건들 중 지금 아이들에게도 여전히 인기를 구가하는 물건들은 어떤 게 있을지 한번 알아보았다.
1. 미끌이
처음 문구점을 인수했을 때 바닥에 마구 펼쳐져 있던 이상한 물건 중에 '미끌이'라는 것이 있었다.
비닐 같은 얇은 막 안에 물로 가득 차 있고, 손으로 만지려면 미끄러져서 놓치기 쉬웠다. 그 촉감이 부드럽기도 하고, 재밌기도 해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물건 중 하나였다.
이 미끌이가 지금은 반짝반짝 빛나는 미끌이로, 그 안에 물고기가 사는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어 나와 있다.
2. 칼라 풍선
빨대 끝에 동그랗게 짜서 잘 만져준 다음 다른 빨대 쪽을 입으로 후~ 불면 예쁜 풍선이 불어지는 본드 풍선, 모두 기억날 것이다. 실력 좋은 아이들은 불면서 바람이 새는 부분을 잘 만져서 더 커다랗게 불어 똑 떼어내어 진짜 풍선처럼 톡톡 치면서 놀기도 했다. 안 좋은 화학성분이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요즘은 무독성이라고 해서 여전히 문구점에서 판매가 되고 있다. 색상도 빨강, 파랑, 노랑, 보라 여러 가지가 있다.
3. 딱지 & 카드
예전 종이딱지처럼 지금도 종이딱지가 나오는데, 종이의 품질이 그야말로 너무 좋다.
고무 딱지는 짱딱지에서 점점 업그레이드되어 멋진 왕딱, 대딱, 초대딱으로 진화했다.
한참 딱지 때문에 과열 현상이 생겨서 어느 아파트에서는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까지 일어나기도 했지만, 지금은 포켓몬 카드에게 자리를 내어 주었다.
포켓몬 카드는 이미 여러 번 언급이 되었기에 간단하게 사진만 첨부했다.
4. 카트리지 연필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몽당연필에 연필깍지를 껴서 사용하곤 했었다.
나는 연필 깎는 걸 좋아했다. 연필심을 딱 알맞은 길이로 돌아가며 모양도 일정하게 깎은 연필이 필통에 가득 들어 있으면 괜히 뭔가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연필로 사각사각 글 쓸 때의 그 느낌을 좋아했던 것 같다.
어쩌면 내 글쓰기의 시작은 그 연필로부터 탄생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 몽당연필 세대인 내게 카트리지 연필은 왜 일찍 나오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드는 참 편하고, 기특한 물건이었다.
5. 구슬 & 공기
오징어 게임의 흥행으로 잊혀 있던 구슬치기 구슬이 요즘 아이들한테도 수요가 생기고 있다.
아빠들이 아이들에게 구슬치기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같이 구슬을 가지고 놀이도 한다.
공기는 부모 세대나 지금 아이들까지 꾸준히 수요가 있는 아이템 중 하나이다.
6. 인형놀이
어릴 적에 도화지에 직접 인형을 그리고, 색칠하고 옷을 만들어서 입히고 놀았었다. 그 이후에는 가위로 오리기만 하면 되는 예쁜 종이 인형놀이를 문방구에서 팔았고, 요즘은 아예 오리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자석 인형놀이나 스티커 인형놀이 등으로 편리하게 나온다.
하지만, 직접 인형을 그리고 색칠하고, 옷도 내가 만들고 하는 그 과정이야말로 더 소중한 과정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심리학 용어 중에 <무드셀라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있다.
사람이 과거 일을 회상할 때 나쁜 일은 지우고, 좋은 일만 기억하는 기억 왜곡 현상을 말한다.
그래서일까?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던 사건들이 시간이 지나면 그저 아련한 추억으로 우리들 마음속에 남아 있기도 하다.
그 때문에 유행이 돌고 도는 것은 아닐까?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의 그 시간을, 아련한 향수를, 반짝반짝 빛나던 추억만을 기억하고픈 우리들의 무의식이 자꾸 과거로 회귀하기를 바라기 때문은 아닐까?
많은 시간이 흘러 더 이상 내가 이 세상에 남아 있지 않더라도, 어떤 유행은 여전히 계속해서 돌고 또 도는 순환을 계속해 갈 것이다.
그렇게, 쭉~ 이어져 나갈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블로그 댓글 중>
- 유행이 돌고 돌아 아이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추억거리가 있는 것은 꽤나 낭만적인것같아요^^
라떼는말이야를 연발하는 아빠를 감당해야하는건 아이 몫이지만요 ㅋㅋ
- ㅎㅎ 신기방기하네요.
사랑은 돌아오는거야.처럼
유행은 돌아오군요 ㅎㅎ
- 와~~~ 문구점이 문구만 파는 곳이 아니네요.
추억도 팔고, 유행도 팔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문구점입니다. ^^
추억 돋는 장난감들예요.
- 종이인형 엄청 좋아했어요.
용돈 생기면 바로 쪼르르 사러 갔었는데~ ㅎㅎ
오리고, 옷 갈아입히고. 잘 때도 옆에 같이 눕혀서 ㅋㅋㅋ
요즘은 오리지 않아도 되도록 잘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