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 내가 만난 손님들

7월 23일

by 감성토끼

사람마다 개성도, 생각도, 성격도 모두 다르기에 내가 만나는 손님들 역시 다양할 수밖에 없다.

일의 특성상 날마다 많은 손님들을 만나고 상대해야만 한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훈훈해지는 손님부터 제발 가게를 안 왔으면 하는 손님까지 있다.


그나마, 내가 만나는 대다수의 손님이 어린이 손님이라 순수하고 마음씨 고운 아이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다행히 블로그를 하면서 사진으로 남겨진 평범하지만, 조금은 특별하기도 한 손님들이 있어 소개해 본다.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 선물을 사러 온 마음씨 고운 어린이 손님. 생일도 아니고 어떻게 부모님 결혼기념일까지 챙길 생각을 했는지 그 마음이 너무 예쁘다. 그런데, 부모님 결혼기념일 챙기는 아이들이 제법 있다.

문구점에서 부모님께 드릴 선물이야 열쇠고리 아니면 수첩이나 볼펜 정도지만, 선물의 종류를 떠나 그 마음 씀이 너무 어여쁘지 않은가!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 챙기는 친구가 너무 이뻐서 한 컷!




다음은 앵무새를 머리에 얹고 다니는 손님이다. 이 손님이 간혹 가게 앞을 지나다니길래 신기해서 몇 번 봤었는데, 어느 날 우리 가게를 방문해 주셨다. 너무 신기해서 양해를 얻고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앵무새가 마치 자기 집처럼 편안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저 앵무새는 늘 이 손님 머리 위에~




귀여운 강아지와 함께 오시는 손님들. 멋진 댕댕이들이 참 많았는데 다음에는 사진 좀 찍어 놓아야겠다.

사실 사진 찍기가 쉽지만은 않다. 본인들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해야 하기에 더욱 그렇다.


강아지 눈망울이 어쩜 이리 맑고 이쁠까?


손에 청개구리를 올려놓은 아이도 있었고, 도마뱀을 데려온 아이도 있었다. 사진을 찍긴 했는데, 생각 없이 지워 버려서 못내 아쉽다.




가게에 들어오면서 하이톤으로 인사하는 이쁜 친구들. 가운데 친구는 별명이 '짹짹이'이다.

SE-00df1320-4f1c-11eb-84ca-c9cbfe11ca74.jpg 예쁜 반지 산 후 삼총사 인증 사진♡♡

톤이 높아서 꼭 참새가 재잘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내가 지어준 별명이다. 그랬더니 꼭 들어오면서 "안녕하세요? 짹짹이 왔어요~~" 하고 인사를 한다.

셋이 삼총사라고 우정반지 하나씩 사서 끼는 그 모습이 너무 이뻐서 한 장 찍었다.

이 짹짹이 친구는 이사를 갔고, 좌, 우 두 친구는 아직도 자주 만나고 있다.




이 사진은 얼핏 보면 특이한 게 없어 보이지만, 날짜를 보면 왜 찍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12월 영하 7도의 날씨였다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SE-ea3f2c36-5f00-11ec-97ed-7b34519d9af7.jpg 12월 영하 7도의 바람이 엄청 불던 날

한겨울에 반바지 입고 다니는 이 친구가 나름 학교에서 유명 인사였다. 지금은 중학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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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어린이집 꼬맹이들이 문구점 탐방을 왔었다. 앙증맞은 장바구니를 하나씩 들고, 물건을 사고, 돈을 내면서 계산을 하고.... 엄마들하고 올 때는 마냥 어리광을 피우던 아이들이 이렇게 의젓할 줄이야!!




아이들에게 문구점은 어떤 의미일까?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문구점 아줌마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간혹 중학생이 되어 문구점에 들른 아이들이 추억에 젖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껏해야 1,2년 지났을 뿐인데, 중학생이 되어 보는 문구점은 또 느낌이 많이 다른 모양이었다.

"나, 옛날에 이거 많이 먹었었는데, 이 귀찌랑 반지 엄청 많이 하고 다녔는데...." 하면서 옛날 어쩌고 하는 소리를 들으면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한 중학생 아이가 "진열대가 이렇게 낮았었어? 옛날에는 높아 보였던 것 같은데~"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 자란 키만큼 마음도 풍성하게 자란 그런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얼마전 늦은 시간, 고등학생쯤 되는 남학생 둘이 들어오면서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 거였다.

누구길래 저렇게 정중하게 인사를 할까? 싶었는데, 알고보니 처음 문구점을 열었을 당시 거의 매일 오다시피 한 아이들이어서 기억이 났다.

지금은 이사를 가서 한 친구는 세종시에 살고 있는데, 친구네 놀러왔다가 들렀다고 한다.


이 아이들이 이렇게 의젓하게 자란 만큼 나는 나이 먹은 거겠지. 한때는 제법 동안이었는데, 요즘은 세월을 거스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전부터 눈밑 주름이 생겨 나이를 더이상 속일수가 없다.


방과 후 라디오 소리를 덮어 버리는 아이들의 재잘댐과, 웃음소리, 통통 튀는 기운을 함께 해서 그나마 나이보다 젊게 살 수 있었다. 그래서 마음만은 아직도 늘 청춘이다.


앞으로 어떤 평범하면서 특별한 손님들을 만나게 될지, 그 내일을 기대하며 오늘도 문구점을 지키고 있다.



<블로그 댓글 중>


- 저에게도 문구점은 항상 특별한 장소예요

신기한 것들도 많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막 빠져들죠

사진에 계신 분들도 다 그러신 거 같아요^^


- 매일 이렇게 순순한 아이들과의 만남이 감성토끼님이 긍정적인 기운을 가득한 이유였네요~~^^

사진하나하나을 보면서 저도몰래 눈가에 웃음을 머뭄고 있게 되어요 ㅎㅎ

마지막 사진속에 병아리같은 아이들 어쩜 좋아?^^

제가 자꾸 어린 아이들을 이뻐하니 친구들이 손주보고 싶냐고 농담해요~


- 문구점은 정말 아이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곳이죠.

어른의 이야기보다 훨씬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이것도 편견일 수있지만^^;)

글을 읽고 사진을 보며 저 역시 통통튀는 에너지를 느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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