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epilogue)

12월 31일

by 감성토끼


올해 1월 1일 블로그에서 시작한 <문구점 아줌마의 세상 이야기>가 12월 31일 에필로그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새해 새 마음으로 이야기를 쓴 1월 1일이 토요일이었고, 정말 운명처럼 12월 31일이 또 토요일이다.

원래 일 년이 52주이건만 이렇게 해서 <문아세>는 특이하게 53회로 끝맺음을 하게 되었다.


블로그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이야기를 연재해 왔지만, 브런치에서는 그럴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때 나는 브런치작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달 후 2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브런치 작가가 되어 내 글을 발행할 수 있게 된 거였다.


1년 동안 매주 한 편씩 이어졌던 이야기들은 1년 365일의 문구점 이야기이자, 지나온 20여 년 문구점 아줌마로 살아온 내 삶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기억 속에 흩어진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작업이었다.

먼지 속에 흩어져 있던 기억의 조각들을 주워 먼지를 닦아내고, 회색빛 퍼즐 조각에 그 고유의 색을 찾아주는 작업이었다.


그래서 2022년은 나에게 가장 잊을 수 없는, 행복한 한 해였다.

매주 나의 이야기로 가득 채울 수 있었던....


이야기를 쓰면서야 알게 되었다.

더 이상 지나온 나의 삶이 미련스럽고, 허무하고, 그저 시간을 허비했던 시간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 시간들 속에는 나름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고,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나온 시간들을 견디고 살아온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어떤 시간들도 보잘것없는 시간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가게를 꾸려나가면서 매주 1회 이야기를 쓴다는 건 힘들고 고단하기보다는 행복한 작업이었다.

진솔한 나의 이야기였기에 그다지 힘들지 않게 술술 써 내려갈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주 1회 이야기를 쓰는 행동이 하나의 습관처럼 나에게 들러붙어, 이야기를 쓰지 않으면 뭔가 허전한 마음이 들 것만 같다.


2023년에는 어떤 이야기들을 써 내려가야 할지 아무것도 정해진 건 없다.

사실, 엽편소설 같은 걸 한 번 써보고 싶어 지긴 했었다.

그런데, 몇 편을 쓰다 보니 도저히 나의 상상력이나 경험치가 따라가 주질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는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을 쓰는 데 너무나 소질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문아세>는 써 나갈 수 있었나 보다. 나의 직접적인 경험들이었기에 말이다.


아직 더 고민을 해봐야겠지만, 어떤 형태이든 일주일에 한편씩 이야기는 써나갈 생각이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나의 세상 이야기는 계속 이어져 나가지 않을까?

2023년도 그렇게 여전히 나는 글 쓰는 문구점 아줌마로 남아 있지 않을까 싶다.





모처럼 브런치와 블로그에서 동시에 글을 발행하게 되었다. 그 글이 하필 마지막 에필로그라는 점이 아쉽지만....

아니 아쉽진 않지, 이제 2023년에는 매주 주말마다 동시에 글을 발행하면 되니 말이다.


2023년 계묘년 토끼해는 나에게는 뜻깊은 한 해이다.

60갑자를 돌아 내가 태어날 때의 처음으로 돌아오는 이른바 환갑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사실 블로그에는 많은 블친님들이 계시는데, 브런치는 조금은 외롭게 글을 써왔던 것 같다.

핑계를 대보자면, 가게를 하면서 틈틈이 블로그와 브런치 둘 다를 완벽하게 해 내기에는 내 역량이 안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새해부터는 브런치에 조금 더 애정을 갖고 시작해보고도 싶다.

다른 작가님들께 먼저 다가가 말도 걸어보고 그러고 싶다.

올 한 해는 나름 나의 이야기로 꽉 찬 한 해여서 행복했던 한 해였다.


작가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망하시는 일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



<블로그 댓글 중>

- 한해동안 이야기 넘 와닿았어요..

새로운 글쓰기로 올해도 이어가시길 응원드립니다.!

- 문구점이야기가 막을 내렸군요ㅜㅜ

아쉽기도 하지만 새해에도 멋진글 기대하겠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뭔가를 꾸준히 지속한다는게 쉽지는 않네요. 그래서 성공한사람이 많지않은거겠죠~

의미있는 토끼해 축하드립니다~♡♡

- 문아세를 통해 문구점의 추억을 소환하기도 하고 상상도 해보고 감성토끼님을 알아가는 시간이었어요.

에필로그로 문아세가 막을 내렸네요.

그동안 재밌게 잘 읽었어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토끼의 해 환갑을 맞아 새로운 출발을 기대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설 명절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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