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궁금하다. 아이는 자신이 태어난 게 좋을까?
갓난아이의 신체는 매우 재밌다.
요목 조목 신기한 구석이 너무 많아서다.
살로 인해 보이지 않는 목.
동글동글한 팔꿈치와 무릎.
꽉 오므려 펴지지 않는 작은 손.
굳게 닫혀 있거나 오물오물거리는 작은 입.
그 작은 손에 가느다랗게 달린 다섯 개의 손가락.
한 번도 땅을 밟지 않은 맨들 맨들 부드럽고 작은 발.
숨은 제대로 쉬어지는 건지 궁금한 작은 콧구멍 두 개.
초점도 제대로 못 잡으면서 무언가 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가득 담긴 두 눈.
어느 한구석 하나 신기하지 않고 재미있지 않은 부분이 없다.
그러나 그중에 제일은 대천문이다.
대천문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머리 정중부에서 전두골과 두정골 사이에 있는 천문'이라 한다.
천문이란 석회가 가라앉지 않아 뼈조직이 만들어지지 않은 두개골의 막에 덮인 간극을 말한다.
두개골은 하나의 뼈가 아니라 여러 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고 이 뼈들을 연결시키는 것이 바로 천문의 역할이다.
어려운 말처럼 들리지만 대천문이란 결국 미완성된 두뇌골 상태를 뜻한다.
완성되기까지 약 2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 아이는 머리숱이 매우 적어 대머리 상태였기 때문에 대천문을 관찰하기 편리하고 용이했다.
숨 쉴 때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듯 팔딱팔딱 뛰는 게 보였다.
잠을 자거나 수유 시 바라보며 자주 '대천문 멍' 때렸다.
규칙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대천문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심장이 팔딱팔딱 뛰는 게 눈으로 보이는 것 같다.
'나 살아있어요'
하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래,
하루 24시간 중 20시간을 잠자는 너도
타인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너도
살아 있구나
살아 있어'
하며 조심스레 답을 해본다.
대천문과는 다른 의미로 재밌는 건 몽고반점이다.
예부터 아기를 점지해 준다는 삼신할머니라는 존재가 있다.
그런데 뱃속 아기가 열 달을 채우고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도 나가지 않는다면 삼신할머니가 얼른 나가라고 엉덩이를 때려준다고 한다.
그때 생긴 자국이 몽고반점이라는 거다.
우리 아이는 몽고반점이 많다.
엉덩이부터 어깨, 그리고 손등에 까지 파랗고 검은 점들이 잉크 번지듯 흩뿌려져 있다.
매일 씻기고 로션을 손에 묻혀 그 자국들을 어루만지다
'엄마 뱃속이 그렇게 편했느냐, 삼신할머니에게 얼마나 혼이 난 거야, 많이 아프진 않았니'
라고 중얼거린다.
아이는 그럴 때마다 온몸을 비틀어 내 손길을 피하며 머리맡에 놓인 인형을 움켜쥐려 애쓴다.
'그래도 막상 나오지 좋지?, 이렇게 나오니까 네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토끼 인형도 만날 수 있잖아'
라고 다시 말해주며 얼른 옷을 입힌다.
늘 궁금하다.
아이는 자신이 태어난 게 좋을까?
후회하진 않을까?
그때 삼신할머니의 손길을 한, 두 번 더 참았더라면 하고 바라진 않을까?
아니, 지금은 아니라 해도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날이 한, 두 번 오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몽고반점을 어루만진다.
그럴 때마다 아이를 품에 안고 콩닥콩닥 뛰는 대천문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나를 믿고 태어난 이 아이를,
지금 내 앞에 살아 숨 쉬며 해맑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 아이를,
많이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고.
그러자고
그것뿐이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