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를 위해 온라인 강의를 듣는다
한적한 주말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업무 관련 필수 사항이라고 한다.
느지막이 일어나 늦은 아침을 먹었다. 자고 일어난 옷 그대로 대충 양치질한 후 노트북을 켜고 노트 한 권을 놓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학창 시절 선생님 말씀 들으며 교과서 한 구석에 끄적거리듯 예의상 올린 노트에 낙서를 하기 시작한다. 내일 뭐 할지 등 떠다니는 생각 몇 가지를 붙잡아 보기도 하고 글씨체 연습도 하고 작은 그림도 그렸다. 아, 강사의 말 몇 마디도 적었는데 이건 예의상이 아니라 강사의 농담이 재밌어서다. 언젠가는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강사의 노력에 같은 직장인으로서 묘한 동질감이 느껴진다. 다시 자세를 잡고 강의에 집중하려 애써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엊그제 생긴 수제 햄버거 가게에서 저녁을 먹을까 하는 생각에 빠져 햄버거 그림을 그려본다.
아까 학창 시절 같다고 했는데 지금 보니 대학 시절 같다.
그때의 나는 지금처럼 흥미 밖의 수업 내용을 애써 집중하며 듣고 이해하려 힘썼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것들을 배워 뭐 하나 싶다가도 언젠가는 쓸모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가운데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언제까지 '언젠가'를 위해 살아야 할까.
그리고 그 '언젠가'가 오긴 올까.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 그 '언젠가'를 위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