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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옥죄는 2000자

by 여름의푸른색


사진출처 _ Unsplash



창작의 날씨 에세이 챌린지 이야기다.


우와.

진짜.

머리가 터지겠어.




브런치에 쓱쓱 써서 올리는 글은 평균 1500자 내외다. 헤드라잇 통계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1300~1800자 정도가 나온다. 물론 이 정도 쓰는 것도 시간이 걸리는데 2000 자를 꽉 채우려면 500자를 더 써야 하는 상황이다.


글의 호흡이 길어진다. 고로 나는 지쳐간다. 온갖 이야기를 버무려봐도 500자를 더 채우는 일은 어렵기만 하다. 머리에서 찌릿찌릿 쥐가 나서 고양이처럼 야옹야옹 소리를 질러본다. 정확하게 느낌이 온다. 나는 지금 한계에 부딪히고 있음이 분명하다.




결국 글자 수는 스트레스가 되었다. 얼른 쓰고 끝내고 싶다는 마음이 이번 주 내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계속 스트레스를 바라보는 것이 고통스러움으로 단시간에 처리하고 스트레스를 낮춰보기로 한다.

그러나 그럴 리가 있나. 스트레스가 줄어들 리가. 연달아 글을 쓰고 나니 완전히 방전이다.




쓰고 싶은 글과 독자가 읽고 싶은 글. 그 가운데에서 고민하던 나는 써야만 하는 글이라는 또 다른 곳에서 표류 중이다. 아주 그냥 둥둥 떠다니면서 자포자기 중이다. 마음은 이렇지만 글은 쓰고 있다. 아이러니하다. 괜히 챌린지는 신청해서 즐거운 주말에 스트레스나 받고 있는 걸까 후회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쓴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은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으므로 주제가 있는 글보다 편안한 상태에서 쓰지만 이것이 글인지 의식의 흐름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제를 정하고 글을 쓰니 확실히 방지턱이 많은 느낌이다. 자꾸 덜컥거리며 멈추는 상황이 발생하니 짜증이 난다.




그래도 해야 한다. 쉽고 편한 것만 추구하면 발전이 더디다. 점프하기 위해서는 지금도 열심을 다해야 한다. 그래도 될까 말까 한 글쓰기다.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쓸수록 생각이 많아진다. 글쓰기의 늪에 빠진 것 같다.


에세이 챌린지 2주 차.

미리 4주 차 챌린지까지 모두 올려버리고 시간을 벌고 있다.

지금은 덜컥거려도 10주 차를 마무리하면 또 다른 내가 되겠지. 글도 나도 평지를 다져가며 나아가는 중이다.



맥주 한 캔을 땄다.

따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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