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마주친다
그녀의 소리없는 통곡
일그러져 부어오른 얼굴
틀어막은 입
부유하는 수돗물 입자
거울 속의 그녀는
거울 밖의 그녀
서로에게 뻗은 손
이내 막혀버린 딱딱함
그녀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거울 속 그녀에게 인사한다.
이제 가야 해.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
지워버린 눈물 자욱
슬쩍 다시 쓴 가면
그 속에 얼굴은
이제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녀조차도
거울 속의 그녀는
거울 밖의 그녀를 본다.
빨간 가슴과 붉은 눈의 그녀
서로 애처로이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