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대화부터 해야할지, 대화는 어떻게 풀어나가야할지, 관계는 어떻게 깊어지는지 등등. 연애의 교보재라고 할만한 건, 정교하게 조각된 미남형 얼굴, 키 185, 성수대교처럼 쫙 펼쳐진 넓은 어깨를 지닌 남자가 주인공인 드라마 뿐이었다.
내겐 절친 중 한 명은 연예인을 준비하는 친구였다. 연기 공부를 위해 고등학교 중간을 하차하고 자신만의 길을 가게 되었지만, 우리는 늘 연락하고 만났었다.
이 녀석이 나에게 ‘삶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알려주겠다며 수능이 끝난 날부터 이성친구가 있는 자리마다 나를 끌고 다녔었다. 문자를 하는 방법부터 1에서 100까지 전부 코치해주었다.
당시 그 친구와 나는 바이브, 텐션, 외적가치 등 모든 부분이 상이했기에 알려준 방법이 나에게 딱 맞아떨어지진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하면 망하는 지름길’을 알려줬던 것 같다. 그럼에도, 이성친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었기에, 나는 20살때부터 여성 앞에서 얼어붙을 일은 없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연애도 경력직인지라, ‘연애 경력 단절 남성’이 되곤 하면 이전의 감은 전부 잃어버리곤 하였다. ‘경단남(연애 경력 단절남)’에게 새롭게 연애를 시작함이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전의 연애를 곧잘 했던 시절이 현존하지 않는 전래동화의 한 이야기처럼 멀게만 느껴지곤 했다. 연애의 빈곤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나름의 많은 시행착오를 겪곤 했었다.
“매력적인 사람은 처음부터 매력적이었을까?”
몇 번 만나, 나름 잘 될거라는 확신을 가진 소개팅녀에게 작은 선물을 하면 “음... 어머니께도 이런 선물 자주해드려요? 저는 못 받겠네요.”와 같이, 얼음 조각처럼 차갑고 따가운 멘트를 들었던 한 남성이 있다. 관계의 결론은 그 자리에서 ‘까임’이다.
반면 소개팅만 나갔다하면 그날 바로 말을 놓고, 마치 벌써 연인처럼 다음날 아침부터 카톡과 전화를 주고 받는 한 남성이 있다. 이 남성에게 소개팅이란 한 없이 반갑고 따사로운 만남이다. 첫 만남에 여성분이 밥값을 계산하고 다음 만남을 먼저 기약하기도 한다.
그리고 두 남성은 동일한 남성이다.
필자의 가까운 지인 이야기이다.
학벌, 직업, 신장 등 대부분의 조건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다만, 자신의 부족한 점을 받아들이고 뼈를 깎는 매력개발을 했느냐, 안했느냐 전, 후 차이일 뿐이었다.
“이러한 사례는 남성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외적 조건이 뛰어나지 않음에도 많은 남성들이 번호표를 뽑고 만남을 기다리는 여성이 있으며, 특별하지 않은 외모에도 소개팅만 나갔다하면 훈남 남성의 애프터를 받아 거절 방법을 고민하는 여성도 있곤 한다.
나의 이런 저런 경험들, 10년 넘게 독학한 다양한 심리학, 그리고 연애의 부를 누리는 많은 사람들의 경험담 및 인터뷰를 종합하여 심리학 기반의 ‘나름의 심리 분석학 및 전술학’을 정리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