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비즈니스가 아니다.
심리학 관련하여 다양한 도서를 읽거나, 강연들을 듣다 보면 꼭 나오는 사랑의 유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첫눈에 반해버린 사랑'이다.
'회복탄력성' 도서에는 첫눈에 반함은 불안한 사랑으로 연결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함을 상기시켜주곤 한다. 다양한 도서에서도 이러한 성급함에 있어 신중함을 요하곤 한다.
필자의 경우, 감정에 있어 성급함을 지양하고 어느 정도의 신중함을 요하는 것에 있어 100번 공감하는 바이나, 무조건적인 신중함보다는 가끔은 직감 그 자체에 귀를 기울이는 것 역시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말한다면, '이유를 찾는 사랑'보다 '첫눈에 반해버린 사랑'이 훨씬 더 본질적이고 행복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유명한 한 실험이 있다.
그룹 A, B로 나누었고, 두 그룹에게 전시된 그림을 보여주었다.
A그룹에게는 마음에 드는 그림이 있으면 설명 없이 가져가라고 하였고, B그룹에게는 마음에 드는 그림이 있으면 이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가져가달라고 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A그룹과 B그룹 중, 어떤 그룹이 가져간 그림을 더 잘 활용하고 있는지 조사하였다.
결과는 우리 예상 밖이었다.
아무 설명도 없이 가져갔던 A그룹이 시간이 흐른 뒤에도 장식 등으로 더 잘 활용을 하고 있었다. 반면 B그룹은 버렸거나 되파는 등 활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리의 생각은 10%의 의식과, 90%의 무의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A그룹은 90% 무의식(직감)을 따랐던 것이고, B그룹은 10% 의식(설명)을 따랐던 것이다. 더 쉽게 설명을 한다면, B그룹의 경우 직감으로 마음에 들어 하는 그림보다는 설명하기 쉬운 그림을 골랐던 것이다.
한 사람을 만나는 것에 있어 이유 없이 이끌림 아닌, '그래도 학벌도 괜찮은 거 같고, 외모도 나쁘지 않고, 연봉도 괜찮으니... 만나봐야겠다', 혹은 '그래도 데이트 비용도 잘 내고, 회사일 끝나면 나 태우러 오고... 이런 게 매력이지 뭐'와 같이 「의식적 사랑」을 하는 경우, B그룹과 같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직감이 아닌, 조건적이기에.
오히려 학벌, 외모, 집안 이런 부분 상관없이 그냥 이유 없이 끌렸다거나, 카페에서 단둘이 처음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냥 이유 없이 '난 얘랑 결혼을 해야겠어'라는 감정이 들었던 것과 같이 「무의식적 사랑」이 , A그룹과 같이 실패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주변 지인 여성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곤 한다.
"괜찮게 살고, 밥도 잘 계산하고, 데이트 코스도 미리 짜오고. 그런 태도가 좋더라고요. 그래서 만나게 되었어요(여)"
"늦게 퇴근할 때가 되면 데리러 오고, 직장도 나쁘지 않고. 그런 부분이 매력이었어요(여)"
"제 나이에 지금 같은 조건의 남자는 만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여)"
"육아랑 정년 보장 생각하면, 나는 꼭 공무원 만나야겠어(남)."
놀랍게도 실제로 들었던 말들이었고, 30대라면 이러한 이야기를 필자만큼이나 많이 들어봤을 거라 생각이 든다. 이건 한 성별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남녀 모두에게 해당되었던 부분이었다.
아무래도, 30대란 낭만만 있는 나이가 아닌, 현실도 감안해야 하는 나이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으나,
자신의 솔직한 감정보다 이유(조건)가 먼저 앞서 있는 만남이 과연 본질적인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첫눈에 반한 눈먼 사랑보다 더 진실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람의 조건은 수시로 바뀌고 다른 조건으로 대체도 쉽게 된다.
조건 때문에 시작된 사랑은 말 그대로 '대체 가능한 사랑'이다.
필자가 연애를 해오며, 처음으로 정리했던 사랑의 본질은 '즐거움, 행복'이었다. 우린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 만난 것이지 싸우고 다투고 트집 잡기 위해서 만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여자친구를 만나기 전에는 업무 스트레스 등 다양한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렸고, 만나는 동안에는 즐거움과 행복에만 집중을 하였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지금 필자가 정리한 사랑의 정의는 '대체불가능함'이다.
데이비드 버스의 '진화심리학' 의거, 남성은 번식가치(Reproductive-value)의 본능이 있다. 즉, 건강한 유전자를 번영시키고 싶어 하는 본능이라는 것인데, 이러함 때문에 일반적으로 어리고 예쁜 여자를 선호한다.
필자 역시 어리고 예쁜 여성을 선호한다는 것에 있어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리고', '예쁘다'라는 것을 조건으로 사랑을 하였다면, 안정된 연애를 절대 못했을 것이다. 어리고 예쁜 사람들은 길에 널렸고, 이것이 이유였다면 수시로 대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하고 있는 현재의 사랑은 '대체불가능함'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금 여자친구보다 어리고 예쁜 여성은 길에도 많다. 하지만 지금 여자친구가 아닌 다른 사람과 미래를 생각한다는 건, 상상이 되지 않는다. 즉 어느 누구도 이 자리를 대체할 수 없는 것이다.
주변에서 뭐 때문에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음, 그냥 같이 있으면 즐겁고, 함께하는 미래가 기대되고, 궁금하고 그래" 라고 대답하곤 한다.
의식이 아닌 무의식으로 사랑을 하고 있기에, 나도 왜 사랑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처음 반했을 때도, 카페에서 단 둘이 처음 이야기를 할 때였었는데, 그날 이유 없이 '내 여자친구로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번뜩인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내 여자친구가 되었다.
1. 사랑은 비즈니스가 아니다.
2. 사람은 10% 의식, 90% 무의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90%를 따르는 것이 본질에 가깝다.
3. 연애의 이유가 조건이라면, 이는 언제든지 대체 가능하다.
4.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연애는 대체불가능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