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아침마다 양치를 하고 입을 헹구면서 잠시고민을 한다. 열심히 물로 헹구어야 하나 마나로..
회사 화장실에서 손을 닦고 나서 잠시 고민을 한다. 손 씻는 종이를 낭비하며 물을 닦아야 하나 마나로..
출퇴근 길에서 앞에서 오는 사람과 지나칠 때 잠시 고민을 한다.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로..
그리고 낯선 사람을 지나칠 때 잠시 고민한다.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해야 하나 마나로..
서양사람들은 양치질을 하고 헹구지 않는다고 좀 거부감이 있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동양사람, 적어도 나의 인식에서는 양치질을 하는 것은 입속 더러운 것을 닦아 내는 것이고 당연히 더러운 걸 닦았으니 물로 깨끗이 헹구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서양인들의 인식에서는 양치질은 닦아내는 개념보다는 이빨을 상하지 않게 코팅한다는 개념이 있기 때문에 힘들게 문질러 이빨을 코팅해 놓고 닦아내는 건 좀 이상하게 생각될 수 있는 것이다. 치약 속의 '불소'란 성분이 이런 역할을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우리 개념으로는 '그럼에도' 어떻게? 가 나오는 것이다. (불소는 물에 의해 쉽게 용해된다고 한다) 최근에 나이가 들어 민감한 이빨이 양치를 하고 나서 좀 괜찮아진 것을 경험하고 나서는 좀 더 이해가 되고 있다. 더욱이, 역사 속에서 큰 전염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기억이 있는 서양인들에게 물이란 전염병을 옮길 수 있는 더러운 것이란 인식이 있기에 먹는 물이 아닌 일반적인 물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에 양치를 하고 물 없이 치약을 뱉어내고 끝내는 것이다.
이런 물에 대한 인식은 화장실에서 손을 닦고 물을 굳이 휴지를 낭비하며 닦는 것으로 이어지고 설거지를 하고 굳이 깨끗할 것 같지도 않은 부엌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는 서양인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어릴 적 친구들끼리 손을 닦고 남은 물로 상대방 얼굴에 뿌리는 장난은 서양인들에게는 위험한 행동으로 인식되기도 하는 것이다.
어릴 적 학교어서 많이 교육했던 '좌측통행'도 우측통행이 자연스러웠던 서양인들에게는 이상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마주 오는 사람이 사람이 한 사람은 우측통행, 한 사람은 죄 측 통행을 하면 서로 부딧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모르는 사람을 쳐다보면 상대방은 불쾌하게 생각한다. 중학교 때 버스에서 모르는 고등학교 형이 내게 와서 왜 나를 쳐다보냐며 무섭게 이야기해서 그런 거 아니었다고 깨갱하며 수습했던 나의 모습이 생각난다. 반면 여기에서는 모르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살짝 웃으며 인사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난 네게 나쁜 생각 없단다'를 확인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처음 유학온 남자들이 서양여성들의 이런 행동에 이 사람이 내게 호감이 있는 건가? 착각을 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아무런 반응 없이 지나가는 동양인들이 서양인들에게는 무례하다고 인식하게 되기 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들은 상대방이 나와 다른 관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그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내겐 '우유부단함'이라 말하는 고민하는 일이 늘어나 버렸다.
동서양의 서로 다른 관념의 이야기들은,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내가 자라온 환경이 너와 다르기에, 내게 불편한 일이 너에게는 불편하지 않은 일일수 있고, 반대로 너의 불편하지 않은 일에 내가 불편할 수 있다.
지금 나의 고민은 이렇게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 건가에 있다. 나의 소통하려는 노력이 상대방에게는 답답함을 증가시킬 때 언어자체가 다른 상황에서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하는 건지에 있다.
영어만 하는 사람과 아랍어만 하는 사람 둘이서 맹수들이 있는 무인도에 떨어졌다. 서로 함께 있는 게 떨어져 있는 것보다 좋은 방법인 것은 서로 동의하고 있지만 서로의 다른 세계관에 의사소통도 되지 않는 상황에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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