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억기록

잡인터뷰

건축회사

by Blue Cloud
IMG_8174.jpg 아침 우버기사의 실수로 공항 가는 길을 잘못 들어 얻은 사진. 계속 다른 길로 가서 비행기 못 타는 줄 알았다.


한동안 나는 왜 여기에 글을 남기는지에 대한 자아성찰이 있었다.

돈을 벌기 위한 것인가? 남들에게 자랑하려는 것인가? 아님 단지 노출증? 인가? 하는..


그러다가 기억이 감정을 만든다는 박문호 박사님의 말이 생각났다.

인간은 기억한 것에 대해 감정을 갖게 되고 많은 기억이 있을수록 많은 감정이 생긴다는..

기억력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 내가 그때의 감정을 남기려 글을 적는다는 나름의 결론으로 다시 시작하면서 폴더를 정리한다고 한 행동이 나의 감정 일부를 잃어버리게 되는 결과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오늘 쓰게 된 이유는 그제 감정을 남기기 위해..

당일로 캔자스에 날아가 인터뷰를 하고 왔다. 이미 새로운 직장에 다닌 지 3개월이 넘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던 마지막 조각이었다.

작년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위해 알아보던 중에 Populous라는 회사(https://populous.com/)에 갑자기 강한 끌림? :)이 와서 열심히 지원을 했었다. 옛날 함께 일했던 디자인 파트너(Ross Wimer)가 ACOME으로 회사를 옮겨 최근에 지어져 한참 홍보를 하고 있는 Intuit Dome이 내가 그와 함께 했던 프로젝트와 닮아있어서 그때 내가 했던 '열정'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작년 당시에 내가 하고 있던 공항프로젝트와 겹치면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Arena, Stadium, Entertainment) 회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회사가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초고층은 이제 된 것 같고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관련 대규모 프로젝트가 도전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었다.


최근 라스베이거스에 들어서 몇조 원이 들었다는 동그란 돔을 설계한 회사. 유명한 여러 스테이디움을 했고 더 많은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처음 HOK 스포츠 부분이 독립해서 새운 회사이다. HOK를 검색하면 스포츠 관련건물에 특화되었다고 나오는데 스포츠 관련 프로젝트는 HOK 캔자스 오피스에서 담당하고 있었다. 1990년대 중반 몇몇 사람들이 회사를 떼어내서 HOK는 향후 일정기간 스포츠 관련 프로젝트를 하지 않는 조건을 걸고 HOK로부터 구입한 회사라고 한다. 물론 지금은 그 기간이 지나 HOK에서 다시 스포츠 부분을 재건해서 경쟁하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미국 중부의 조그만 도시 캔자스가 스포츠 엔터테인 설계의 중심으로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대부분 다른 대도시에 오피스들이 있지만 본사는 캔자스인 경우의 회사들이 여럿 있고 처음에는 이상하다 생각되어 인터뷰할 때 물어보기도 했었다.

시카고에는 오피스가 없어서 보스턴, 뉴욕으로 지원하다가 별 반응이 없어서 서부 쪽으로 지원을 하다가 결국엔 차라리 중심인 메인 오피스로 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이 들어 지원했고 얼마 후 인터뷰가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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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s_0000_Intuit-Dome.jpg Intuit Dome ACOME
Screenshot 2025-01-15 174458.jpg Silver State Arena SOM. 내가 했던 콘셉트단계고 좀 더 발전된 버전은 위의 프로젝과 더 유사한 모습이다.


작년 8월에 처음 지원을 해서 처음 인터뷰가 10월에 잡히게 되었다. 보통의 면접 진행 순서가 HR에서 먼저 연락이 오고 그 사람들과 먼저 화상으로 면접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면 담당자들과 면접이 시작되고, 한 단계에서 맘에 들게 되면 다음 윗사람을 대상으로 다시 하게 되고 그렇게 몇 번의 면접 후에 최종결정이 된다.

당시에는 이미 새로운 회사의 오퍼를 받은 상태였고 진행 중이던 다른 곳은 모두 이메일을 보내 중단시켰지만 이 회사는 미련이 남아 계속 진행을 시켰었다.


금요일 오후로 시간을 잡았고, 화상으로 인터뷰를 했고 디자인, 테크니컬 관련 나름 높은 사람과 테크니컬 밑에서 일하던 한국사람, 이렇게 세 명이 인터뷰에 들어왔었다. 그중에 테크니컬이 나의 포트폴리오를 아주 좋게 평가했다. 위에서 말했던 라스베이거스 돔 프로젝트 Enclosure를 담당했고 그 회사에서 외벽디자인 전문 담당자라고 알게 되었는데 그 사람이 내가 했던 일들에 대해 너무나 티 나게 좋아해 줘서 나로서도 매우 만족스러운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당시 제한된 시간으로 미팅을 한번 더 하기를 원했고, 일주일 뒤 있었던 두 번째 인터뷰에서는 좀 더 캐주얼하게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고 나서 테크니컬 담당자가 회사에 한번 방문하기를 요구했고, 나는 동의를 해서 그 뒤로 HR과 스케줄을 잡게 되었다. 하지만 미국 연말의 연휴기간이 있었고 나도 새로 들어간 회사가 바쁘게 돌아가 한번 스케줄을 연기하고 결국 이번 주까지 밀리게 되어 이제 하게 되었다.

IMG_8188.jpg 회사 로비에 오픈되어 있는 다목적 공간

보통 In-person 인터뷰를 요구하면 경비를 회사에서 부담하게 된다.

나도 왕복 비행기표와 공항에서 리무진 서비스로 회사를 왕복할 수 있었다.

아침 8:45분 비행기를 타고 2시간 날아가

11:30-1:00 나를 인터뷰했던 사람과 점심

1:00-1:30 HR 미팅,

1:30-2:15 나와 비슷한 경력직들과 미팅,

2:15-3:00 나보다 낮은 중간 경력직들과 미팅,

3:00-3:30 회사 투어를 하고

리무진 서비스로 공항으로 가 6:30분 비행기 타고 8:30분 시카고 도착한 일정이었다.


회사는 몇 년부터 전미에 여러 오피스를 세우고 공격적으로 회사를 키우고 있었고, 인터뷰를 하며 성장하는 회사에서 내가 담당할 수 있는 부분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친절했고, 경쟁적이지 않았고, 나에게 진심으로 말해수는 사람들을 보았다. 전 직장에서 인턴으로 들어와 나와 함께 일했던 친구도 만나 인사도 하고 소식을 들을 수 있었고 인터뷰에 들어왔던 한국친구는 내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한국사람은 찾기 힘든 환경이라 반가움이 느껴졌다.


회사는 아레나/ NFL/ 대학 관련/ 인테리어/ Way finding/ 마케팅과 전미를 담당하는 HR팀이 있었다. 미국 프로축구(NFL) 담당 부서가 따로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나는 이렇게 크고 있는 마켓이 과연 어떻게 유지가 될지를 물었고 그쪽에서는 스포츠의 천국 미국이기에 전이에서 끊임없이 스포츠 시설 관련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들이 고정적으로 들어오고, 전문성이 있는 분야이기에 클라이언트들과의 강한 연결이 있다는 말로 오히려 경기를 덜 타는 분야라고 했다. 또한 이러한 분야를 기반으로 공항이나 엔터테인먼트 관련 프로젝트들로 마켓을 넓히고 있다고도 했다.


그날 구경했던 KC 본사도 올 8월 좀 더 중심지로 큰 공간을 찾아 이사를 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고, 많은 수익으로 작년 크리스마트 파티에 전 미국에 있는 회사사람들과 그의 파트너를 본사로 초청해 숙박을 제공하고 1100명이 캔자스에 모여 파티를 했다고 들었다. 캔자스 도시의 장점은 미국 중간에 있어 어디든지 바로 날아갈 수 있다는 말을 했고 오피스를 구분하지 않고 함께 일을 진행시켜서 추후에 다른 오피스로의 이동이 쉽다는 말을 들었다. 아무래도 조그마한 도시인 캔자스에 오려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인지 이런 걸 열심히 홍보하고 있었다.


나를 좋게 보았던 테크니컬에게 따로 내가 이미 다른 직장으로 옮긴 이야기를 하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을 하고 왔지만 그가 많이 당황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사람도 바쁜 스케줄이었고 나도 시간이 제한적이라 많은 말을 할 기회가 없었다. 내 주변사람들이 오퍼를 받기 전에 이직이야기는 하지 말라 했지만 나는 그래도 그것이 나를 인정해 주고 거기까지 초대한 사람에 대한 예의라 생각했다.


다음단계는 회사에서 나를 인터뷰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오퍼를 줄지 말지, 어떻게 줄지를 결정하는 단계가 남아 있고 아마도 일주일 내에 결과에 대한 연락이 올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오퍼를 보고 다음을 생각할 것 같다.


그리고..

공항 리무진 서비스로 도시는 지나가는 차속에서 본 것이 전부라 알 수 없었지만, 지난 시카고 공항프로젝트를 할 때 참고했던 SOM에서 최근에 완공한 KC공항프로젝트를 직접 볼 수 있었다.


SOM 스럽단 생각이든 프로젝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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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공항프로젝트에서도 시도했던 천창과 Clerestory (높이 달려있는 창)이 공항 전체를 밝게 만들었고 구조체들의 단계가 솔직하게 건축요소로 표현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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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들의 위계는 노출을 해서 읽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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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시스템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클리어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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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윽~ 하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 조금은 조잡하고 성능적으로 걱정이 되는 디테일이지만 과감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선택했다는 것에 박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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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시카고 오피스에서는 선호하지 않지만 지금 내가 있는 회사에서는 많이 쓰고 있는 구조체의 노출과 페인트 마감. AESS 스틸 마감이라고 하는 구조체를 노출시키는 작업은 일반 구조체와는 좀 더 손이 많이 가고 비싼 디테일이지만 여전히 용접을 한 부분이 매끄럽지 않아서 이전 직장에서는 선호하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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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창문이 공항 전체를 밝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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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글에서 새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이러한 건물에서는 차향을 할 수 있는 커튼이나 스크린을 달기 어려운 환경에 있다. 하지만 뷰가 중요하기에 막을 수도 없고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눈높이는 투명한 유리로 하고 그 윗부분에는 세라믹 프릿이라는 작은 점들을 칠해서 차향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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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지어진 건물이라 처음 접해본 공항의 남녀 공용 화장실. 다양한 성적 취향인들이 사는 미국이라 각각을 위해 따로 화장실을 만드는 것은 너무 복잡해졌고 해결책으로 나온 결과물. 모두를 구분하지 않는 것으로 만들었다. 들어가면 남자의 소변기는 없고 각각 좀 더 넓고 견고한 칸막이로 유닛을 구분해 놓았고, 남녀 상관없이 들어가서 사용한다. 내겐 아직 좀 어색한 시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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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은.. 어딘가 접해보지 않은 공간을 가는 것은 언제나 약간의 설렘이 있다. 하루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들을 접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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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루를 마감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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