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밤을 걷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자살을 했고, 그 사람이 내 꿈속에 나와 밤길을 걸으며 지난 우리의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나는 그 사람이 자살했다는 것을 알고, 그도 자신이 자살을 했다는 것을 안다. 서로가 꿈속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그 시간이 지나 잠에서 깨어나면 모든 것을 잊어버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제한된 상황이, 그 순간의 시간을 애잔하고 소중하게 만들어진다. 언제든 잠에서 깨어나 버릴지 모르는 상황. 밤길을 걸으며 과거를 추억하기도 하고 사랑했던 사람이 죽은 이유를 이야기 나눈다. 가끔씩 어두워지는 화면으로 꿈에서 깨어나 버릴 것 같은, 갑자기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시간을 나타내고, 잊지 않기 위해 꿈속에서 애쓰는 모습.
꿈을 잘 꾸지 않는 내게 가끔씩 찾아오는 꿈들을 생각나게 했다. 그 순간을 조금 더 이어가려 하는 주인공의 마음에 내가 교감할 수 있었다. 꿈이라는 것을 나 스스로 알아버리면 깨어버리는.. 헤어진 사람이 꿈에 나타났을 때.. 꿈속에서 꿈이라도 좀 더 있고 싶단 생각이 드는 순간에 깨어나버린 후 느꼈던 아쉬움.. 느낌을 잘 표현했던 것 같다.
썩지 않게 아주 오래
애인이 있던 내게 어느 날 알 수 없는 매력을 가진 한 사람이 나타났다.
내가 겪어보지 못했던 자극이었고, 나 스스로가 상처받을 것을 알고 있음에도 내 가진 것을 버리고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런 그녀가 어느 날 마무 말없이 사라졌다가 며칠 후에 나타나 이야기를 한다. 돌아온 것만으로 애써 태연한 척 그녀에게 이야기를 하는 나. 대화를 하고 있는 나 스스로도 그녀가 내 대화에 흥미 없어함을 알지만 그녀와의 시간을 잡아두기 위해 어색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를 사람과 여행을 갔다 왔다는 이야기를 하고, 나와 이야기를 하다가 잠시 자리를 비우고 나가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사람과 키스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나는 사랑한다 말하지만 그녀는 나의 말에 아무런 감정을 보이지 않는다. 대신 내게 어떻게 사랑을 보여줄 거냐고 묻는다. 난 내 심장을 꺼내 그녀에게 준다. 그제야 좋아하는 그녀..
그녀는 내 심장을 병에 넣어 썩지 않게 오래오래 간직하겠다고 하며 가방 속에 넣지만 그 가방 속에 이미 다른 사람들의 것들로 보이는 유리병들이 있다.
오래전,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지던 날'에서 스토킹 하던 남자가 결국 여자를 죽이고 나서 했던 걸로 기억되는 대사, 사랑이 통하지 않으면 그럼 난 무엇을 할 수 있는 거냐고 울부짖는 모습이 떠올랐고,
짝사랑을 많이 했던 나의 학창 시절이 생각나게 했다. 많이 좋아했지만 그 좋아함을 표현할수록 멀어지는 상대방들.. 조절되지 않던 나의 감정의 배설이 상대에겐 단지 부담으로 다가왔던 그 시절의 내가 생각되었다.
이지은,
아이유의 영화였기에 영화 개봉을 손꼽아 기다렸고 영화를 보게 되었지만 그녀를 이야기 먼저 하지 않은 건 영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에 대한 예의인 것 같아서. (여기까지는 오래전 써놓았던 글)
국민 아이돌일 때 난 한국에 있지 않아 존재를 모르고 있다가 주변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고 각인이 되어 그 사람을 찾아보게 되었다. 아이유 티비에 나온 그 사람의 모습이 좋았고 그 사람의 가사처럼 조금은 촌스러워 보일 때도 있지만 조금 부족해 보이는 것이 그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었던 것 같았다.
'하루 끝'이란 노래에 나의 첫사랑과의 설렘을 느꼈고,
싸이와 했던 '어땠을까?'를 듣고 옛사랑을 생각하게 되었고,
2017 콘서트 앵앵콜공연에서 했던 'Rain-drop'을 듣고 마음이 간질간질했었고,
데뷔 초기의 '너랑 나' 뮤직비디오를 보고 설레는 내 마음에 왠지 죄스런 마음이 들었고,
'꽃갈피' 노래 중에 너의 의미 속의 김창완 님의 대사가 내 이야기 같았고,
'정거장'에서 다시 옛 생각을 나게 했다.
그래도 호텔델루나나 최근에 나온 영화 '드림'의 모습은 왠지 어색해서 찾아보지 않게 된다. 그 친구의 개인에게는 밝은 모습이 필요할 것 같은데 그건 그냥 응원만 하고 싶다.
아마도 난 그의 진지함을 좋아했던 것 같다. 최근에는 같은 MPTI를 갖고 있다는 거에 더 호감이 되었고,
태어나 처음으로 팬클럽에 가입하려다가 가입 시 요구되는 많은 질문에 답을 했으나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거절당하는 것을 여러 번 시도했다. 일정시간에만 열리는 가입신청을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찾아보기도 하면서 작성했었는데, 결국에는 가입이 되질 않았다.
언젠간 그의 콘서트에 가서 끝까지 남아 앵앵콜을 보고 싶단 생각이 드는데.. 오래오래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