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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Cloud Mar 15. 2024

텐진 CTF

운명 혹은 우연

인간이 신을 믿는 이유는 어느 순간 내 의지로 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때로는 '운명'이라고 하기도 하고 '우연'이라고 하기도 하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돌아가는 세상이 나의 의지와 맞아떨어질 때 기쁘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앞에서 말한 한국 컴페티션이 떨어지고 난 뒤에 다시 내 스튜디오로 돌아가 다른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고, 일 년이 지난 뒤 중국에서 프로젝트가 하나 들어왔다. 이미 다른 회사에서 초기 디자인을 하고 있던 프로젝트인데 타워 디자인이 맘에 들이 않던 클라이언트가 우리에게 찾아온 프로젝트였다. 530m 타워. 내가 있던 스튜디오가 아닌 한국 컴페티션을 했던 스튜디오가 맡아서 하게 되었고, 여러 가지 형태를 스터디하다가 한국 컴페티션을 했던 디자인 파트너가 컴페티션때 했던 건물의 형태를 적용해 볼 것을 제안했고 컴페티션에 참였 했었던 실무 2가 발전을 시켜 클라이언트가 좋아해서 결국 완공까지 된 프로젝트가 되었다.


대신에 내가 처음 곡선을 생각하게 된 캔틸레버 슬레브시스템으로 외부기둥으로부터의 자유로운 구조 시스템을 적용하진 않았고, 대신 외부에 기둥을 두고 곡면에 따라 기둥을 따라가게 해서 구조적 콘셉트와 연결시켰다. 구조적으로 사용하기 위에 앞에서 말했던 커브의 시작점이 모서리로 바뀌게 된다.



내 스튜디오 프로젝트도 아니라 처음에는 왠지 내 거를 뺏겼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국에는 그쪽 스튜디오로 옮겨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고, 건물이 완공될 때까지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나의 포트폴리오에 자랑스럽게 들어갈 수 있는 프로젝트가 되었다.

밑에서  중간까지는 오피스, 위에는 주택과 호텔이 들어가는 Mixed Use 프로그램, 오피스 부분과 호텔이 바뀌는 부분에서 앞에서 말했던 리즈스팬(Lease span)이 크게 바뀌면서 건물 형태적으로 갑자기 줄어들어 자연스럽지 않은 형태가 발생했지만 프로그램에서 요구하는 면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로 인해 내가 생각했던 아름다운 곡선을 만들지 못했고 보는 각도에 따라 가끔씩은 닭다리 같아 보이는 뷰가 생긴다.

타워 북쪽과 남쪽에 기둥 없이 20m의 캔틸레버를 케이블로 지지되는 캐노피를 디자인했고 중요한 것은 실제로 지어졌다는 것이다. 디자인 단계에서 많은 고민 속에 최종안을 드로잉으로 제출하지만 공사가 진행되면서 비용이 많이 드는 이런 부분은 쉽게 없어지고 대체되는데 정말 디자인 한 그대로 완공이 되었다. 포디엄 지붕의 유리로 된 천창 디자인과 함께 타워 디자인이 어느 정도 완성되고 내가 많은 시간 공을 들인 부분이고 다음에 따로 이야기하려 한다. 

 

2013년에 디자인이 끝났고 건물의 완공은 2019년에 되었다. 그 사이 중국에서 엄청나게 지어지던 초고층 건축의 붐은 사라지고 최근에 법규가 바뀌면서 250m 이상의 건물을 지을 경우 좀 더 엄격한 법규가 만들어지면서 500m 이상의 타워를 디자인할 기회는 거의 사라져 버렸다. 나도 이렇게 나의 초고층 건축 이야기를 마무리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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