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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Cloud Apr 15. 2023

크라운 라스베이거스 타워

2007년

2007년 5월 31일, 일 년이 넘는 준비 과정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드디어 디벨로퍼는 투자자/ 운영호텔을 찾았다. 오스트리아의 크라운 호텔 그룹에서 계약을 하고 프로젝트의 이름도 크라운 라스베이거스 타워로 명명된다.

회사에서는 나와 남아 있던 친구는 다른 스튜디오로 배정되고 새로운 스튜디오 헤드 밑에서 이 프로젝트를 하게 된다. 뉴욕 오피스에서 새로운 디자인 사장이 왔고 그 사람이 이 프로젝트를 맡게 되는데 지금까지도 내가 제일 좋아 하는 사장으로 남아 있는데 영화배우 같은 얼굴과 큰 키, 외모에서 나오는 아우라로 일단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고, 디자인 스타일이 강한 컨셉과 심플함을 추구했기에 특히 컴페티션에서 많이 선택되어 당시 SOM을 대표하는 많은 건물을 디자인하게 된다. 내가 인터뷰 때 나의 프로젝트와 비슷한 컨셉의 건물이 지어지고 있음을 들었는데 그 건물을 디자인한 사람이었다. 

새로 온 디자인 사장의 성향과 클라이언트의 동의로 타워 형태에 큰 변화가 된다. 당시에는 오토캐드로 3D를 만들고 맥스라는 랜더링 프로그램에 넣어 정말 많은 변숫값들을 조정하며 랜더링을 했었다. 나는 당시 새로 출시된 라이노 프로그램과 새로 나온 브이레이라는 랜더링 플러그인 프로그램으로 랜더링을 시작했다. 당시의 브이레이 랜더링은 유리재질의 표현이 부족했으나 글로시한 플라스틱 느낌은 월등하게 기존의 맥스 프로그램보다 좋았었다. 


그리고, 애플에서 아이폰이 2007년도에 처음 출시된다. 지금도 그렇지만 디자인을 하는 사람은 랜더링 기술은 중요하다. 지금과는 다르게 그 당시 랜더링은 많은 시간을 요구했다. 랜더링을 한번 돌리면 30분에서 1시간이 걸리기 쉬웠고 일부를 수정하면 또다시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했기에 인내력이 많이 요구되었고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야근은 당연했고 회사에서 랜더링을 위해 성능 좋은 컴퓨터를 따로 둔 공간에 가서 랜더링을 돌리며 밤을 새울 때가 많았다. 그러한 랜더링 과정에서 내가 인터넷으로 배워서 라이노 브이레이를 이용해서 했던 심플한 랜더링이 새로 들어온 사장, 클라이언트의 마음에 들게 된다. 클라이언트는 당시 새로운 디자인, 혁신의 대명사였던 아이폰을 생각나게 한다고 했다.  

새로운 사장이 오면서 기존의 전체 매스 형태는 유지하면서 좀 더 심플한 형태로 바뀌게 된다.

평면에 있어서도 결국에는 각각의 실들의 형태와 면적을 최대한 동일하게 하였다.  


프로젝트는 다음 단계로 순조롭게 나아갈 것 같았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최종 건축허가를 위해 제출된 타워의 높이는 575m(1887')였다. 계획 단계였던 2006년 11월에 FAA(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에서 라스베이거스 공항과 관련된 타워 높이에 대한 이슈를 제기했고 이와 관련된 조사가 진행되었다.


처음 FAA에서 문제를 제시했을 때 디벨로퍼는 컨설턴트를 고용해 해결책을 찾으려 했다. 한국 잠실 롯데타워 와 정확하게 같은 상황. 활주로와 직접적인 방향이 아니었고 어느 정도의 거리가 있었기에 처음에는 문제가 될 거란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적인 활주구간에 걸리지는 않지만, 안전을 위해 설정한 각도 범위 내에 계획한 타워가 걸려 있는 상황이었고,  컨설턴트의 해법은 잠실 롯데월드의 것과 같은, 공항의 활주로의 각도를 일정정도 틀어서 그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었다. 공청회를 열었고 라스베이거스의 담당자들을 만나 설득을 했다.


투자자도 잡고 다음단계로 진행이 되던 2007년 10월 24일, FAA에서는 210m(700') 이상은 'Air Hazard'라 규정했고 이를 기반으로 건축 허가를 담당했던 카운티에서는 초기 제안한 575m 타워건설을 금지시켰다. 이에 따라 디벨로퍼는 351m(1150')으로 높이를 변경해 다시 허가를 신청했고 FAA에서는 2007년 11월 20일 324m(1064') 최종 결정을 내리고 이에 따라 324m 높이로 다시 제출해 2007년 12월 6일 다시 공식적인 시공 허가를 얻는다. 여전히 위 높이는 미 서부에서 제일 높은 타워로 남을 수 있었다.


이제는 세계 최고 높이 호텔이라는 타이틀은 사라지고 무엇으로 건물의 성격을 나타 댈 수 있을까 하는 고민 속에 난 프로그램에서 주어진 형태에서 시작했다. 호텔이라는 프로그램상 평면에서 보이듯 각각의 룸들을 같은 위치에서 반복되었고 그에 따른 기둥의 위치도 연속되게 된다. 난 각각의 호텔객실이 나뉘는 기둥의 위치에 입면을 가지고 건물 전체의 패턴을 만들었다. 아래의 세 가지 제안중에 마지막 오른쪽 안이 사장과 클라이언트에게 선택되게 된다. 

디벨로퍼는 같은 규모로 높이를 낮춘 쌍둥이 타워를 제시했고, 내가 제안했던 입면 계획으로 변경된 계획안을 투자자에게 제안했다. 회사에서는 나중에 두 타워를 브리지로 잇는 제안도 해보았지만 세계 제일 높이의 호텔 브랜드를 보고 투자한 투자자로서는 높이에 대한 브랜드를 대체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투자자였던 크라운 그룹은 2008년 3월 개발 중단 선언과 대지를 마켓에 내놓는 것을 발표함으로써 공식적인 프로젝트 취소가 된다. 

(위의 진행상황은 WIKI 자료를 참고했다. https://en.wikipedia.org/wiki/Crown_Las_Vegas)


타워 높이 변경 전 후


2006년 2월-2007년 12월까지 변화되었던 프로그램과 높이를 보여주는 다이어그램. 파란색 선은 305m를 붉은색은 610m를 나타내고 있다. 한때 805m 높이까지 올라갔다


새로 온 디자인 사장은 회사에 와서 자신과 같이 일할 시니어 디자이너를 고용했고 자신이 하는 여러 프로젝트에 포함되게 했다. 앞서 말했듯 난 그 사람에게 타워 디자인을 뺏기지 않으려 절실하게 일을 했다. 좀 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으면 아마도 넘겨줬어야 했겠지만 계속 초기 디자인 단계에 머물러 있어서 결과 적으로 내가 끝까지 타워를 디자인할 수 있었다. 위 랜더링에서 두 타워를 잇는 브리지만 새로 온 디자이너가 디자인했다.


나의 첫 직장에서 보낸 처음 2년의 시간은 이렇게 지어지지 못하고 계획안으로 끝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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