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무늬 Dec 12. 2018

웹소설작가가 꼭 가져야 할 재능 best 4

나도 웹소설작가가 될 수 있을까?

 

어떤 재능을 가져야 웹소설 작가가 될 수 있을까.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 탄탄한 문장력?

트렌드를 읽고 분석하는 기획력? 

운칠기삼. 실력보다 중요하다는 운?



한 가지 일을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웹소설을 쓰는데도 분명 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술보다 중요한 재능은 따로 있다.     






01. 멍하니 공상에 빠지는 재능     


처음부터 소설 쓰는 걸 좋아할 필요는 없다. 


창작은 고되다. 

하루에 1편 이상 정해진 분량을 꾸준히 뽑아내는 건 더 고되다.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조차 감이 안 잡힌다. 


원래 처음 하는 일이 다 그렇다. 



문장 연습이나 스토리 작법은 나중에 생각하자. 

그건 기술이다. 


성심성의껏 갈고 닦으면 잘하고 싶지 않아도 잘하기 마련이다. 


재능은 타고 나는 것이다. 

그래서 ‘공상하는 재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만들어진 세계가 아니라 나만의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를 상상하는 걸 즐겨야 한다. 


그게 왜 재능이냐고? 

누구나 즐기는 일 아니냐고? 

그렇지 않다. 

어떤 사람들에겐 숨 쉬듯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누군가에겐 수학숙제와 비슷한 두통거리일 뿐이다. 



‘다른 건 몰라도 공상하는 건 자신 있는데.’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웹소설 작가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재능을 타고난 것이다. 



추남추녀가 호감이 되고 미남미녀는 비호감이 되는 세계가 있다면? 


100억이 생겼는데 한 달 뒤에 죽어야 한다면? 


세 명의 남자와 계약결혼한 여자가 도망치는 방법은? 


남들은 유치하다고 손가락질하더라도 웹소설 작가에게는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다. 


어떤 주인공이 등장하면 좋을지, 언제 무슨 사건이 벌어질지 공상하고 끄적거리는 걸 ‘재미있어서’ 해야 한다. 


멍하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혼자 헤실헤실 웃으면서. 



공상하다 보면 쓰고 싶어지는 순간이 온다. 

너무 읽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아무도 써주지 않는다면 어쩌겠는가. 내가 써야지. 


그렇게 시작하는 작가들이 많다. 

그들 모두 타고난 재능을 지닌 것이다.  


  





 

02. 만화, 게임, 독서에 몰두하는 재능     



공상에는 씨앗이 필요하다. 


물도 주지 않고, 거름도 주지 않는데 혼자 쑥쑥 자라서 꽃을 피우는 공상은 없다. 

그런 공상이 완결된 작품으로 열매 맺는 일은 절대 없다. 


상상하는 재능을 가꿔나가려면 내 머릿속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나만 생각하고 내 이야기에만 몰입하면 객관성을 상실한다. 



공상이 웹소설이 되고, 웹소설이 돈이 되려면 독자와 소통해야 한다. 

독자 없이는 작가도 없다. 

작가 혼자만 읽고 좋아하는 웹소설은 일기장이나 마찬가지다. 


일기장을 돈 내고 사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러니 세상을 읽고, 독자들을 읽어야 한다.



트렌드 분석이나 작품 연구 또한 기술이다. 

그 기술보다 우선해야 하는 재능은? 


만화, 게임, 독서에 몰두할 줄 아는 능력이다. 

누군가의 창작물에 푹 빠져서 즐길 줄 아는 사람만이 자신만의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다. 


세상에 만화 한 편 안 본 만화가나, 게임 하나 클리어하지 못한 게임개발자가 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가? 



내 취향이 아닌 작품은 있어도 배울 점이 없는 작품은 없다. 

좋은 점은 좋아서, 나쁜 점은 나빠서 배울 게 있다. 


내가 보기엔 완전 별로인데 사람들이 열광한다면? 

그 포인트를 찾아내서 원인을 따져봐야 한다. 


대중에게 나를 맞출 필요는 없다. 가능하지도 않다. 

하지만 나와 대중의 거리를 짚을 줄은 알아야 한다. 


창작물을 즐기는 소비자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로서의 깊은 시선이 필요하다. 


볼 줄 아는 것도 재능이다.



웹소설 쓴다고 웹소설만 읽을 필요는 없다. 

나에게만 매몰되면 안 되는 것처럼 한 장르만 파고들어서 좋을 것 없다. 


웹소설 작가도 작가다. 

만화도 읽고, 순문학도 읽고, 영화도 보면서 다양한 작품을 봐야 한다. 


여행을 가라느니, 

아르바이트를 다양하게 하라느니. 

고루하고, 영양가도 없는 잔소리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적게 보고 적게 경험해서 좋은 작품 쓰는 작가는 드물다는 건 기억해야 한다. 


간접 경험도 좋다. 

도서관, 영화관, 유튜브 등 작가를 성장시키는 여행지는 얼마든지 있다.     







03. 틀에 박힌 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재능     



직장생활을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월급, 

꼰대 아니면 미친놈으로 점철된 인간관계, 

반복되는 업무와 야근. 

게다가 정년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한다. 


하지만 직장인은 매달 월급을 받는다. 


그 안락함 버리고 불안정의 대명사, 프리랜서의 끝판왕 웹소설 작가가 되려면 재능에 가까운 모험정신이 필요하다.



나는 직장생활을 할 위인이 못 된다. 

사람은 좋아하지만, 비위 맞춰줘야 하는 사람은 싫어한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고역이고, 흐린 날이나 동절기엔 더더욱 눈을 뜨지 못한다. 


쉬고 싶은 날 쉴 수 없는 것도 짜증 난다. 

자고로 여행이란 비수기 평일에 떠나야 제맛 아닌가.



소설로 돈을 못 벌 때도 소설 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파트타임으로 일했다. 

하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었다. 


골프장 캐디일 때는 새벽 3시 30분에 출근하기도 했다. 평균 5시간 정도 걸리는 18홀을 하루 3라운드씩 돌았다. 


미대 입시 특강 계절에는 4시간짜리 강의를 3타임 뛰었다. 


그렇게 일하면서 작품을 생산하는 건 불가능했다.

매달 제법 많은 돈을 줬지만, 직장생활을 견딜 수 없었다. 


안정적인 월급 따위 필요 없어! 불안해도 전업 작가가 될래! 설마 굶어 죽지는 않겠지. 


결심이 확고하다고 해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주변의 참견과 잔소리다.


‘쟤는 나이가 몇인데 글 쓴다고 난리야.’ 

‘고생을 덜 해봐서 저러지. 철들면 달라질 거야.’ 

‘웹소설이 뭐냐? 그런 것도 소설이야?’ 


이 정도 수준이면 차라리 귀엽다. 

인격 모독에 가까운 비난도 있을 수 있다. 


날 사랑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쏟아내는 잡소리를 무시하고, 내 길을 가는 뚝심도 중요한 재능이다.








04. 고독을 꾸준히 즐기는 재능     


작가는 고독한 직업이다. 

글을 쓰는 순간,
모든 작가는 혼자다.


혼자가 익숙하고 고독을 즐기는 사람이라도 외로움은 견디기 힘든 숙제다. 


외로움 속에서 매일 5,500자 기준 1편 이상 꾸준히 창작해야 한다. 


전업 작가를 희망한다면 일정분량을 꾸준히 생산해야 한다. 


꾸준함도 재능이다. 



분량이 짧으면 e북으로 출간할 수 있다. 

하지만 e북으로만 출간하는 것보다는 플랫폼 유료 연재 수익이 훨씬 높다. 


연재를 하려면 장편을 써야 한다. 

현대 로맨스는 70~80화, 로맨스 판타지는 120화 이상이 보편적이다. 

판타지 무협 쪽은 그보다 훨씬 분량이 늘어난다. 



몇십만 자 분량의 장편을 완성하기란 쉽지 않다. 

웹소설로 먹고살려면 장편을 연간 몇 작품씩 써내야 한다. 


그 사이 고독만 하랴. 

허리는 굽고, 손목은 저리고, 머리숱도 휑뎅그렁해진다. 


골방, 혹은 커피숍 한구석에서 나 혼자 견뎌야 하는 일이다.



웹소설은 신인 작가의 데뷔작이 네임드 작가 신작만큼 잘 팔릴 수 있는 역동적인 시장이다. 


반대로 말하면 네임드 작가도 신인 작가의 데뷔작만큼도 못 팔 수 있다. 


한 작품이 대박 나면 다른 작품도 잘 될 확률이 높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매 작품, 매 회차 어떤 반응이 돌아올까, 가슴 졸여야 한다. 


몇 달 쏟아부어 만든 혼신의 역작을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다면. 


그때의 외로움을 누가 알아주겠는가. 



상처, 고독, 외로움, 머리숱. 

혼자 해결해야 하는 수많은 문제를 끌어안고도 포기하지 않는 것. 


언젠가 나도 대박 터뜨릴 거라고 믿는 것. 


웹소설 작가에게 반드시 필요한 재능이다.





- 다음 편에서는 웹소설 세계의 신비하고도 은밀한 용어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