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여린 생명이 건넨 믿음 하나

버려졌던 마음이 다시 믿는 순간

by serein

믿고, 뛰어오르는 아이


*‘사랑의 하츄 핑’*를 보며

나는 자꾸 눈물이 났다.


누군가를 위해 끝까지 다가가고,

상처받은 존재의 마음을 살리려 애쓰고,

기꺼이 목숨까지 내어주는 그 이야기 속에서—


나는,

파양으로 힘들어하던

내 강아지를 떠올렸다.


상처받은 생명은

믿음을 내려놓는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다정한 손길조차 밀어낸다.


으르렁거리며 거부하던 그 눈.

그 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지만,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 깊은 눈동자 속엔

그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고

행복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다는 걸.


하지만 그 꿈을 함께 그려주던 사람은 없었고,

이제 눈앞에는 생전 처음 보는 새로운 가족들뿐이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가장 원했던 꿈이 눈앞에서 무너진 기분이었겠지.


그 아이는 높은 곳을 무서워했다.

소파에도, 의자 위에도 혼자 오르지 못하곤 했다.

앞발을 조심스레 걸쳐보다가도

내 눈길을 느끼면 금세 움츠려

무서운 얼굴로 구석에 숨던 아이.


그 모습이

영화 속 상처받은 그 아이와 겹쳐 보였다.

그래서 더더욱 응원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봤다.

그리고 결국 서로를 안고 우는 장면에

나도 울고 말았다.


그 순간, 내 강아지를 바라보다

"안아줄게" 하고 팔을 벌리자—


그 높은 곳이 무서웠던 아이가

조그마한 몸으로

어떻게든 뛰어오르려 한다.


다리 위로 닿지 못할것 을 알지만

그 아이는 믿고 뛴다.

내가 받아줄 거라고,

절대 놓지 않을 거라고.


그 믿음을 져버리고 싶지 않기에

나는 언제나 그 아이를 놓치지 않는다.


그 순간마다,

끝이 두려워질 만큼의 소중함을 느낀다.

‘이 작고 여린 생명이

나를 이렇게 믿고 있다니.’


지금은—

사람에게 상처받았던 그 아이가

내 무릎에 기대 조용히 잠든다.

이젠 내가 다가가도 도망치지 않고,

내가 울면 옆에서 조용히 바라봐준다.


나는 그 아이를 구한 줄 알았다.

하지만 어쩌면,

그 아이가 나를 더 구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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