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피렌체에서 로마까지는 차로 3시간가량 걸렸다.
길쭉한 사이프러스 나무를 지나 로마에 서서히 입성하였다.
로마에 진입하면서 ZTL 어플과 구글맵을 동시에 켜고 운전을 했음에도 ZTL에 잘못 진입하여 벌금 고지서를 받을 것이라 확신하였지만 1년이 지난 시점에도 고지서를 다행히 받지 않았다.
아래 ZTL 맵을 참고 하면 된다.
ZTL Driving Zones in Rome, Italy - Google My Maps
ZTL Driving Zones in Rome, Italy - Google My Maps
ZTL Rome, Italy
www.google.com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예약하였는데, 숙소 열쇠 수령지와 숙소의 위치가 다른 특이한 경우였다. 열쇠 수령지와 숙소 사이에 ZTL이 있어 조심조심 피해 다니려고 했으나 결국 ZTL을 두 번이나 통과했다. ZTL 적용 시간이 아니었는지 운 좋게 벌금고지서를 받지는 않았다.
짐을 풀고 버스를 타고 판테온으로 향했다. 주변의 Tabacchi 담배가게에서 버스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판테온은 기원전 건축된 신전이고, 르네상스 이래로 무덤으로 사용되었는데, 천재 화가 라파엘로의 무덤도 그곳에 있다.
판테온 돔의 원형 구멍으로 비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썰이 있는데 실제로 보면 100% 비가 들이칠 것 같았다. 비가 오는 날 방문하면 증명될 것 같다.
햇살이 비치는 오전에 콜로세움을 방문했다. 이탈리아 여행기간 동안 유일하게 맑은 날이었다 운 좋게도.
콜로세움은 생각보다 크고 웅장했으며 검투사 경기를 자연스레 상상하게 된다.
보수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었으며, 코로나 때문인지 줄을 서지 않고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유럽의 건축물들을 보면서 요약할 수 있는 단어는 Arch이다. 모든 것이 아치다. 기원전에도 아치를 활용하였다. 아치의 기술로 자연석을 활용하여 당대에 할 수 있는 한 높고 웅장하게 건축하였던 것이다.
이어서 옛 도시 포로 로마노를 방문했다. 로마는 도시 자체가 박물관이었다. 어딜 가도 기나긴 영광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광장, 주거지, 신전, 극장, 공중목욕탕, 화장실 등을 볼 수 있다. 2000여 년 전의 로마인 모습이 상상이 가는가?
기분 좋게 숙소로 돌아갔더니 필자의 차가 테러를 당했다. 누가 봐도 고의로 때려 박은 듯 한 외상의 흔적인데, 어제 주차 지역 때문에 빌라 관리인과 티격태격해서 (한국어 vs 이태리어) 보복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자차 보험 처리해서 차를 고치는 데 4개월이 걸렸다. 이태리 여행 시 숙소 주차는 미리 명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차량 테러를 뒤로 하고... 멘탈을 바로 잡고... 계속 여정을 이어갔다.
다음 날은 트레비 분수와 스페인 광장에 들렸다.
트레비 분수에서 동전도 두 번 던져보고 (한 번 던지면 소원이 이루어지고 두 번 던지면 다시 방문한다는 썰), 스페인 계단에서 시간을 보냈다. 만약 여름에 왔다면 더위 때문에 돌아다니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여름에는 분명 로마의 휴일은 없다. 코로나 시즌이 아니었다면 관광객에 치여 다녔을 것 같다.
다음 여정으로 바티칸 시국에 들러 바티칸 미술관에 방문했다. 숙소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여 옥타비아노 역에 하차하였다. 가이드 투어를 미리 예약하고 종일 상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거장들의 작품 세계에 빠져들었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미켈란젤로의 천장화, 최후의 심판, 피에타 걸작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아테네 학당에는 라파엘로의 여자친구와 라파엘로가 등장하고, 서명 대신 자신의 인물을 등장시킨 것이 흥미로웠다.
미켈란젤로는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천장화를 그리다가 교황과 마찰로 도망가기도 했고, 수억의 미수금을 받고 다시 복귀했다고 한다. 시스티나 성당은 촬영 금지 장소라 사진이 없다. 피에타를 조각한 미켈란젤로는 조각이 전공이나 프레스코 벽화에 전념하였고 4년간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였다. 가시설에 기대 누워서 천장에 그림을 그렸을 터이니 허리, 목, 어깨가 망가졌을 것이다.
다음 여정으로 나폴리와 포지타노에 갈 예정이었으나, 비바람 예보에 이탈리아 남부 여정은 취소하고 로마와 피렌체 여정을 추가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너무도 아쉬웠지만 다음 이탈리아 여행을 위해 남겨 두었다.
시간이 여유가 있어 로마 시내를 더 둘러보았다. 진실의 입, 베네치아 광장, 조국의 제단을 들렸다.
로마에 들르면 지올리띠에서 본젤라또 아이스크림을 먹어 보길 권한다. 로마 겨울 날씨가 습하고 춥지 않아서 금방 녹았다.
!베네치아 광장 happening!
집에 가려고 베네치아 광장에서 버스를 탔다. 갑자기 2인조 집시 커플이 타더니 필자를 남자 한 명이 가로막고 여자 한 명이 아내에게 말을 걸었다. 필자의 시선이 아내에게 쏠리는 순간 남자는 내 가방 지퍼를 열고 있었고, 이 찰나를 아내가 신기하게도 지켜보고 있다가 남자의 손을 내리쳤다. 내리치는 순간에도 집시 여인은 아내의 가방 지퍼를 열고 있었더랬다. 모든 상황은 서로 알게 되었고 우리가 어이가 없어 웃으니 소매치기 집시 커플도 눈빛을 피하다가 다음 정류장에서 내렸다.
눈 뜨고 코 베일 뻔하였다. 이탈리아 소매치기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