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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청환 Sep 07. 2023

배웅

배웅 

   

                        / 박청환



떨어지지 않겠다고 버팅기며 목놓아 울어대는 통에

십 리 오솔길 급기야 어미가 동행했다


장날 마실 가듯

어미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풀 냄새 맡다가

나비 좇다가

어느 순간 흠칫 놀라 겅중겅중 뛰어와

마른 젖통 툭툭 치받던 길


아가, 주인 인상 좋아 뵈더라

외양간 북데기도 푸짐하더구나

말 잘 듣고... 잘 살거라


낯선 외양간에 울음 떼어 놓고 

돌아선 울음

달빛 앞세워 새끼 발자국 

되밟아 오는 길

큰 눈에 별 방울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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