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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 하이웨이 Oct 08. 2016

개그맨도 감당 못하는 국회

모든 이야기는 허구다. 즉 ‘구라’라는 말이다. 혹 팩트를 소재로 할 수도 있으나 인간이 지어낸 모든 이야기는 결국 허구다. 간혹 허구를 보고 사실과 분간을 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영화 ‘변호인’(2013)을 노무현의 전기영화로 읽는 것이다.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감장에서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은 개그맨 김제동씨가 군 생활 중에 사회를 보다가 4성 장군의 부인을 몰라보고 아주머니라고 부른 죄로 13일간 영창에 다녀왔다고 말한 한 방송 영상을 보여주며 김씨를 국회로 불러 진실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되자 김씨는 다음 날 콘서트에서 ‘웃자고 한 말을 가지고 죽자고 달려들면 답이 없다’며 증인으로 출석하면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결국 김씨의 국감 증인 채택은 논란 끝에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지만 한 개그맨이 웃자고 한 말을 가지고 군의 이미지 실추 운운하며 이십 년 전의 병적기록까지 뒤져보았다는 기사는 웃고픈 기분을 들게 한다.    

김씨는 ‘웃자고 한 말이었다’고 말했지만 솔직히 편집된 영상 속의 김씨 개그는 하나도 웃기지 않았다. 방위든 현역이든 군에 다녀온 대한민국 남자라면 김씨의 말이 절대 사실일 리가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방부 차관을 지냈다는 국방위원과 4성 장군 출신의 국방부 장관이 국감장에서 한 개그맨이 정말로 영창에 다녀왔는지를 두고 ‘썰전’을 벌인 것이다.    

김씨의 개그가 썰렁했다면 국감은 코미디 수준이다.    

일부 종편은 한 술 더 떠서 김씨의 발언을 검증하기도 했다.    

웃긴데 하나도 안 웃긴다. 내 기분만 이런 걸까?    


2016.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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