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블루 하이웨이 Oct 25. 2016

밥 딜런과 노벨 문학상

바람만이 알고 있다네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외국의 대중가요 즉 팝송을 들으면서 자랐다. 당시에는 미국 그룹 빌리지 피플의 'YMCA', 영국에서 결성된 디스코 그룹 이럽션의 ‘One Way Ticket', 스페인 가수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발라드 'Hey' 등이 국내에서 크게 히트했는데 이 곡들의 공통점은 국내에서 번안되어 불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팝송을 듣고 자라기는 했으나 그저 들리는 대로 흥얼흥얼 거릴 뿐 무슨 뜻인지는 당최 알 수가 없었다. 당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한 인기 DJ는 팝송은 음악이라며 뜻도 모르는 외국곡에 금지곡 딱지를 붙이는 정부의 정책을 은근히 비판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인기 있는 외국곡에 엉뚱한 가사를 입혀 우리 가요인 냥 슬쩍 바꿔 부르는 경우도 흔했다.       

주로 번안가요로 많은 인기를 얻은 조영남씨가 앞서 언급한 'Hey'라는 곡을 ‘여보’라고 부른 건 대표적인 사례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최근까지도 인기를 얻고 있는 라이처스 브라더스의 히트곡 ‘Unchained Melody'는 박일준씨가 ‘오 진아’라며 한 여인에 대한 애절한 감정을 담아 노래하기도 했다.       

방미가 ‘외롭고 울쩍할 땐 날 보러와요’라고 부른 ‘One Way Ticket’은 흥겨운 리듬과는 달리 실은 실연의 아픔을 노래한 곡이다.       

최근 스웨덴 한림원에서는 올 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미국의 포크 싱어 밥 딜런을 선정했다. 밥 딜런의 노벨상 선정은 전 지구촌의 이슈가 되었지만 정작 밥 딜런 본인은 아직까지 이에 대해 일언반구 언급이 없어 한림원 측을 당혹하게 하고 있다.       

반면 매년 노벨상 시즌이 되면 후보로 언급되는 우리나라의 고은 시인은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매스컴을 타다 잊히곤 한다. 노벨상 시즌 때마다 반짝 주목을 받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노벨 문학상 갈망에 대해 국내의 한 작가는 서구중심주의의 발로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우리나라의 서구중심주의는 헐리웃 영화와 팝송의 영향이 크다.       

하지만 7,80년대에 유행한 팝송이란 팝송은 죄다 꿰고 있다고 자부하는 쓰는 이 조차 실은 가사의 뜻까지 이해하고 있는 곡은 드물다.       

이번에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밥 딜런의 대표곡 가운데 ‘Blowin’in the wind’에 이런 노랫말이 나온다고 한다.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친구여, 답은 바람 속에 흐르고 있다네, 답은 바람 속에 흐르고 있다네)       

오래 전부터 즐겨 듣던 노래이지만 쓰는 이는 이 곡이 반전사상을 말한 노래인줄도 몰랐다.       

밥 딜런 측이 연락을 끊자 그가 노벨상 수상을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답은 밥 딜런 그리고 바람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2016.10.24

작가의 이전글 다운 힐은 업 힐에 대한 보상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