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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nah Sep 11. 2019

#8. 간절히 기다린 백번의 밤

두찌야, 백일 축하해

툭하면 어린이집에서 감기에 걸려오던 첫째로 인해 겨우 20여 일 때부터 감기를 앓았던 두찌. 그래서 더 간절히 기다렸다. 백번의 밤을.


조금만 더 크면 더 잘 이겨내주겠지. 조금만 더. 오늘 하루 더. 또 내일 하루 더. 그리고 드디어 왔다. 백일.


백일이 되던 무렵 햇님이는 벌써 세 번째 감기를 앓을랑 말랑 또 한 번의 감기 맞이의 문턱에 있었지만, 이전만큼의 토할 듯한 기침과 그렁그렁한 콧물 맺힌 소리는 나지 않았다. 그 사이 자랐구나. 우리 아가. 더 힘을 내서 감기와 맞서 주어서 고맙다.


첫째 때 겪어 봤음에도 둘째의 성장은 놀랍고 또 이렇게 귀여웠나 싶은 귀여움이 있다. 폴폴 나는 분유 냄새, 꼬릿 꼬릿 한 머리 정수리 냄새, 세상 근심 걱정 아무것도 모르는 맑은 눈동자, 엄마 목소리에 환하게 웃는 이 없는 잇몸 미소, 이제 막 자라나는 얇은 눈썹, 말랑말랑 흘러내리는 볼살, 꽉 쥔 포동포동한 양 주먹.


백번의 밤과 조금 더 건강해진 햇님이. 그리고 안도와 함께 이제야 눈에 들어오는 귀여움. 앞으로 하루하루 더 마음 놓여가는 하루가 되겠지. 그래도 더 나아지길 바라는 조급함에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르길 바라지는 말아야지. 이때만의 귀여움, 사랑스러움, 빨리 지나가지 않도록.


햇님아, 백일 정말 정말 축하해. 사랑해.


왼쪽 : 햇님의 백일과 바다의 두돌이 마침 같은 날! 너희 정말 인연이구나.     오른쪽 : 이젠 제법 잘 엎드려서 까르르. 귀엽다. 맞아, 백일 아기는 이랬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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