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아데노이드 비대증이라구요?
작년 즈음부터일까? 언젠가부터 잘 때마다 벌리고 있던 그녀의 입. 그녀의 그 입이 그렇게나 신경 쓰였다. 구강호흡이 그렇게 안 좋다던데, 잘 때 오므려줘도 보고, 소아과에서 비염 약을 받아 먹여도 보고, 하지만 벌린 입은 다물어질 줄을 몰랐다. 게다가 감기가 아닌데 어떻게 일년 내내 콧물을 흘리는지. 거실과 방에 가습기를 열심히 돌려댔지만, 나아지는 듯 다시 제자리 걸음이었던 콧물. 이 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 모든 것이 비염인 줄 알았다.
조금은 여유가 있던 봄방학의 어느 날, 아이를 데리고 처음으로 이비인후과에 갔다. 아이의 입속을 들여다 본 선생님의 첫마디.
“이 아이는 편도가 너무 크네요. 이 정도면 잠도 잘 못자고 힘들어했을텐데 모르셨나요?”
선생님은 그간의 리안이의 모습과 똑 맞아 떨어지는 설명과 함께 이 정도면 취학 전 7살 때까지는 수술을 시켜줬어야 하는 케이스라며 나를 책망하듯 바라봤다.
당황한 나는 벙어리가 되었다. 가슴이 쿵. 어떻게 하지 하며 몰려오는 먹먹함에 다시 쿵. 가슴이 연신 울렸다.
하필이면 병원을 나서자 잠시 길에 세워 둔 차에 불법주차 딱지까지. 쿵쿵.
‘어떻게 이래.’
편도 비대증이란 단어를 열심히 네모창에 구겨넣어 검색해봤다. 그나마 조금 위안이 되었던 것은 이 증상이 소아에게는 꽤나 흔하고, 편도 절제술 역시 많이 시행되는 수술 중 하나라는 것.
어쩐지 작년부터인가 아이가 흥분해서 텐션이 높을 때가 많았는데, 그저 내가 아이를 잘 몰랐을 뿐 사실 꽤나 쾌활한 면이 있구나 라고 여겼다. 목소리가 사오정처럼 뒤집히거나 코맹맹이 소리를 낼 때가 많았는데도 그저 발음이 잘 안되는 아이인 줄 알았다. 이 역시 알고보니 아데노이드 편도 비대로 숨길이 좁아져 숙면을 취하지 못한 아이가 겪는 증상들일 수 있다고도 하니 안그래도 급한 성미에 마음이 자꾸만 바빠졌다.
두 곳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최종 수술 병원을 결정했다. 역삼 하나 이비인후과. 7/4일 수술 예정, 지금은 4월. 언제든 취소 자리가 나면 연락 달라는 메모를 남겨두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올 때마다 내심 두근두근 가슴이 뛴다. 3달 기다림의 시간이 답답하다. 잘 자지 못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스스로를 책망하는 마음과 미안함이 밀려온다. 안 그래도 작은 코와 입으로 참 불편했겠구나. 우리 아가. 오늘도 전화를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