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용서와 신의 부재
쌍둥이 남매 잔느와 시몽은 어머니의 마지막 유언을 듣고 충격에 빠진다. 바로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와 존재조차 몰랐던 형제를 찾아 어머니가 쓴 편지를 전하라는 것. 남매는 아버지와 형제를 찾기 위해 어머니의 과거를 쫓기 시작하고,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되는데…
영화 ‘그을린 사랑’은 처음에는 아빠와 형 찾기라는 단순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종교 갈등, 전쟁, 역사적 아픔,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인간 관계의 복합성을 드러낸다.
영화는 쌍둥이, 나왈, 다레쉬, 남부 지역, 데레사, 크파르 리얏, 노래하는 여인, 사르완과 자난, 니하드, 샴세딘이라는 부제로 나뉘어 각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 나왈
이 영화에서 중요한 인물인 나왈은 와합이라는 남자와 도망치지만, 오빠들에 의해 와합은 총에 맞아 죽게 된다. 그리고 나왈은 아기를 낳자마자 아이를 고아원에 맡긴다. 이 과정은 사랑이든 임신이든 가문의 명예에 어긋나면 잘못된 일로 여겨지고, 심지어 명예살인까지도 정당화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나왈은 기독교인임을 숨기고 이슬람 지역 버스를 이용하지만, 위기의 순간 기독교인임을 드러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일말의 양심으로 이슬람 어린이를 구하려 하지만, 참혹한 현실 속에서 실패하고 만다.
나왈은 데레사에 도착하지만, 폐허가 된 고아원을 보고 분노한다. 이후 ‘샴세딘’이라는 이슬람 단체에 가담하게 되며, 그로 인해 크파르 리얏에 있는 감옥에 수감된다. 감옥에서 노래로 저항하며 15년을 버틴다. 그러나 그곳에서 ‘아부 타렉’이라는 고문 기술자에게 성고문을 당하고, 그로 인해 다시 임신하게 된다. 그렇게 쌍둥이를 낳게 된다.
세월이 흘러 나왈은 수영장에서 잃어버린 아들을 마주치게 되지만, 아들을 보는 순간 바로 알아차린다. 그러나 상대방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 1+1=1
이 영화의 충격적인 반전은 바로 "1+1이 1이 될 수 있을까?"라는 은유적인 대사로 표현된다.
잃어버린 아들은 쌍둥이의 아버지인 ‘아부 타렉’이자 쌍둥이의 형제인 ‘니하드’였다.
이렇게 해서 영화는 숨겨진 진실을 드러낸다.
- 피해자와 가해자
이 영화는 피해자인 나왈과 가해자인 니하드로 보여지게 만들었지만, 사실 모든 캐릭터는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나왈은 종교 갈등 속에서 아들을 잃어버린 피해자이지만, 동시에 전쟁의 방관자이기도 하다.
니하드 역시 가해자로 보이지만, 그 또한 전쟁으로 엄마와 생이별하고, 폭력의 도구로 길러진 피해자다.
- 그을린 사랑
나왈, 니하드, 쌍둥이 남매의 사랑은 완전하지 않은, 미완성된 사랑이다.
하지만 그것은 개인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종교적, 사회적 구조에서 비롯된 비극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고칠 수 없는 영원한 상처로 남는다.
- 고로 신은 존재합니다.
잔느가 다레쉬에 있는 학교를 방문했을 때, 교수는 잔느에게 "고로 신은 존재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영화 속 현실에서는 신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자비없는 모습만을 보여준다. 특히, 나왈은 끊임없는 고통과 불행 속에서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왈은 죽기 전 남긴 편지를 통해 오랜 분노의 고리를 끊으려 한다. 그것이 인간의 의지 때문인지, 혹은 신의 개입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영화는 "영원한 상처로 남은 사랑임에도 신은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까?", "이 모든 비극 또한 신의 계획으로 봐야 할까?", "신은 인간이 버틸 수 있는 시련만 주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나왈은 신에게 어떤 존재였을까?“라는 질문을 남기며,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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