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유대 속 자유를 향한 날갯짓

by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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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국적의 언어가 뒤섞이고 돈이 지배하는 가상도시, 엔타운. 이름도, 국적도, 과거도 잃은 소녀 아게하는 가수가 되길 꿈꾸는 그리코와 함께 이 낯선 도시에서 살아갈 이유를 찾아간다. 위조지폐를 손에 넣은 그들은 자신들만의 라이브 클럽을 열고 엔타운 밴드를 결성한다. 그리코는 무대 위에서 빛나며 온 세상의 관심을 받는다. 그러나 어느 순간, 모든 게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이방인들의 가상도시, 엔타운. 그곳에 피어난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날갯짓.


영화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는 디스토피아세계관을 배경으로, 엔타운이라는 공간 속 외국인들의 나비효과 같은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엔타운은 ‘엔화 타운’의 줄임말로, 엔화를 벌기 위해 일본에 왔다가 뜻대로 되지 않아 그곳에 머물게 된 외국인들이 형성한 가상의 마을이다. 이곳에서는 각종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며, 우연한 살인 사건 하나가 여러 인물들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영화 초반은 글리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글리코, 페이 홍, 아게하는 위조지폐를 만들어 ‘엔타운 클럽’을 세우고, 잠시나마 성공을 맛본다. 그러나 페이 홍이 경찰에 체포되고, 글리코가 유명 가수가 되면서 점차 친구들을 외면하게 되자, 그들의 공동체는 무너지고 만다.

후반은 그런 공동체를 살리고 싶은 아게하의 중점으로 이야기 돌아가는데, 그 시점을 아게하가 나비 문신을 하면서 보여준다. 그리고 나비 문신 씬에서의 의사와 아게하의 대사는 심리상담을 하는 듯하게 보여줌으로써 아게하의 새로운 도약을 강조한다.

경찰서에서 풀려난 페이 홍이 달리는 장면에서, 그가 뒤돌아보는 순간 나비 앨범이 화면 위로 떠오른다. 이는 그가 자유를 되찾았다는 것을 상징하며, 마치 나비가 날아오르는 듯한 연출로 연결된다. 반면, 스타가 된 글리코는 겉으로는 성공했지만, 엔타운에 살던 시절보다 오히려 더 지쳐가고, 점점 불행해진다.

영화 초반 테이프 사건으로 시작된 '나비효과'로 인해 후반부에 모든 인물들이 각자의 위기를 맞이한다. 이때 각자의 수호신이 활약하는데, 페이 홍은 총으로 글리코는 파란 하늘 정비소로 아게하는 나비 문신으로 나타난다. 그러지만 페이 홍이 총을 두고 위조지폐를 만들어 갔을 때 수호신이 떠난 듯 경찰에 잡히고 만든다.

이 세 명 외에도 중요한 인물로 류랑퀴가 있다. 그는 엔타운의 보스이자, 글리코의 오빠이며, 문제의 테이프 주인이다. 영화 마지막에 류랑퀴는 아게하를 통해 테이프를 되찾지만, 정작 글리코와는 다시 만나지 못한다.

이 영화는 겉으로는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비판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를 더 강조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각자의 성장 과정에 있는 애벌레 혹은 나비이며, 영화 제목인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는 특히 아게하를 상징한다.

아게하는 엔타운에서 태어났지만, 일본 국적을 가졌음에도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떠도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일본어를 잘하지 못하는 엔타운 2세대들은 정체성의 혼란과 방황을 보여준다. 이 부분은 이민 2세대의 삶과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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