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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진 Jul 08. 2023

직업이 뭐예요?

글을 씁니다



나의 직업은 무엇일까?



누군가 내게 "직업이 뭐예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바로 답을 못하고 웃고 말 것 같다.



얼마 전까지 난 그냥 '블로거'라고 '마케팅'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말 나는 블로그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일까?



직업이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해서 종사하는 일을 말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내 생계를 위해 블로그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생계로서의 일은 사람을 숨 막히게 하니까. 지금은 그저 즐겁고 행복하고 싶으니까.


현재 내 생계를 유지하지도 않는다. 조금 일조할 뿐이다.

다만 머지않은 미래에 내 생계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아무튼, 나의 적성은 글을 쓰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능력은?



나는 지금 당장 누군가 돈을 주면서 시나리오를 써달라고 하거나, 각색해달라고 하거나, 분석해달라고 하면 할 수 있다. 돈을 받은 만큼의 퀄리티를 낼 자신도 있다. 공모전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컨설팅을 해줄 수도 있고, 글의 구성을 첨삭해 줄 수도 있다. 드라마 대본, 웹소설도 마찬가지다. 난 그럴만한 능력이 있다.


누군가 내게 자신의 커피숍이나 바의 운영을 맡긴다면,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그가 하고 있는 것보다 월등하게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레시피, 재고조사, 발주, 스케줄관리, 아르바이트와 직원 면접 등 운영에 필요한 A에서 Z까지 모두 해봤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게는 바리스타 자격증과 조주기능사 자격증도 있다.


블로그 컨설팅과 원고를 맡긴다면? 당연히 가능하다.

썸네일 제작이나 간단한 동영상 편집, 홈페이지형 블로그, 스마트스토어 상세페이지 제작을 부탁한다면? 그가 원하는 것이 구체적이고 상세할수록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것이 나의 생계를 유지하는가?'를 기준으로 판단을 내린다면, 그 어떤 것도 나의 직업은 아니다.



나는 정체를 규정할 수 없는,

어느 순간에 와 있다.



수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어느 것도 주축이 되진 않기 때문이다.



얘는 대체 뭘까.

어디로 가는 걸까.

뭐 하는 사람이지?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난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나의 삶과 나를 바꾸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삶을 바꾸고 싶은, 나를 바꾸고 싶은,

변화와 성장을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사람이다.



그게 직업이 되는 삶을 갖게 될 때까지

그런 삶을 살아낼 때까지

나는 글을 쓸 거다.



40살이 되기 전까지 당당하게 말해야지.




"직업이 뭐예요?"

"삶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함께 매일 글을 씁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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