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을 꿈꾸다.
고된 여정으로 피곤했던 어제 하루가 끝나고 네팔의 또 하루가 시작되었다.
내가 네팔의 온 목적은 트레킹을 하기 위해서였다.
내가 네팔 트레킹을 했다고 하니 다들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나는 에베레스트 다녀온 게 아니다. 히말라야에는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만큼 에레베스트 등 많은 봉우리들이 있다. 내가 말한 저 봉우리들은 일반인들이 오를 수 없다. 절대. 돈을 한 몇 천만 원, 억으로 쓴다면 가능할지도. 그것도 체력 되는 사람만. 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봉오리는 훈련받은 사람이 산소마스크 등 여러 장비를 갖추고 등정이 가능하다.
그럼 나는 어디에 다녀왔냐고? 나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라고 전문산악팀들이 에베레스트 등정을 위해 메인 기지로 삼는 텐트가 많이 쳐져있는 곳이 있다. 나는 그곳까지 가는 여정이었다. 그리고 칼라파트라라고 일반인이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 동산? 전망대라고 해야 하나 그곳에 다녀왔다. 그래도 두 곳 다 겁나 높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5400m, 칼라파트라 5550m 아마 서울 북한산 정상이 830m 정도 될 것이다.
그래서 나와 같은 여행자들이 자주 가는 코스는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abc), 안나푸르나 서킷, 에베레스트베이스캠프(ebc) 이렇게 세 곳이다. 올라가는데 오래 걸리긴 하다. abc가 5일 정도 , 안나푸르나 서킷이 12~14일, ebc가 12~14일 정도 걸린다.
오래 걸리긴 하지만 체력적인 부담은 생각만큼 엄청 크지 않다. 동네 뒷산 정도를 잘 오르는 편이라고 생각하면 갈 수 있다. 지리산 종주(2박 3일)를 할 수 있다면 체력적으로 ebc에레베레스트 베이스캠프나 다른 트레킹 코스를 할 수 있는 체력조건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여행TIP>
네팔 트레킹을 꿈꾸신다면 먼저 지리산 종주에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네팔 트레킹 책에서도 지리산 종주를 할 수 있는 체력이라면 네팔 트레킹도 가능하다고 서술한다. 나도 눈 덮인 겨울 지리산 종주를 해보았는데 경사도나 2박 3일이라는 시간에 고강도로 산행을 해야 하는 지리산이 체력적으로 훨씬 힘들었다. 그리고 지리산에서의 경험이 트레킹 하는데 체려적 도움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러니 네팔 트레킹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길. 하지만 여기에 고산병을 추가하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고산병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네팔 트레킹 기본정보는 네히트 카페의 공지사항을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http://cafe.naver.com/trekking
날이 밝으니 또 전혀 다른 네팔이 나온다. 역시 따사로운 햇 빛은 자연조명이다. 막 찍은 사진도 예쁘게 만들어주니까
나는 체크아웃하고 다른 게스트하우스로 옮기기로 했다. 나는 같이 트레킹을 할 동행을 구해야 했는데 시설 좋은 호텔에선 친구 사귀기 힘들다. 조금 불편하긴 해도 친구를 사귀거나 동행을 구할 땐 사람들과 부대끼는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가 최고다.
솔직히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오를 줄 몰랐다. 나는 솔직히 짧고 고도도 비교적 낮은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오르려고 왔었는데 역시 예상한대로 곱게 흘러가는 일은 거의 없나 보다. ㅋㅋㅋ
타멜의 거리는 흙먼지와 좁은 골목길을 다니는 소형차들의 매연으로 가득했다. 네팔에서는 길이 좁아서 그런지 모닝 같은 소형차들이 많이 다녔다. 공기가 안 좋았다. 흡사 사막에 온 듯 한 느낌이었다.
사진의 진짜 거미줄처럼 이어진 거미줄이 보이시나... 아니 거미줄보다는 하수구 사이에 끼인 머리카락 덩어리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가난한나라는 대부분이랬다. 전력사정이 열악했고 정전도 되는 일도 많다. 네팔은 그중에서도 전력사정이 정말 안 좋았다. 하루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세상에 이 21세기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시간대가 있다. 세상은 진짜 내가 보는 것 내가 생각했던 세상과 많이 다른 모양이다. 나는 항상 착각 속에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여담으로 여행을 하다 보니 그나라 가 어느 정도 국력을 가지고 있는지 어느 정도 나라꼴을 갖추고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생겼다. 바로 -출입국관리소, -전기줄 상태, -이동수단, -차가 어느 정도 막히는지이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열거한 것들이 열악하다. 특히 도로망이 정비되지 않는 가난한나라는 차가 정말 엄청 막힌다. 여행을 하며 헬조선이라고 불리는 한국이 어느 정도 나라 꼴을 갖춘 나라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가~~끔씩 그나마 한국에 태어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에 네팔은 내가 여행했던 나라 중에 가장 가난한다는 느낌을 받은 나라이다.
몇 군데 게스트 하우스를 둘러보다 결국 네팔 짱에 숙소를 얻었다. 네팔 짱은 카트만두의 최초의 한인 게스트하우스인 걸로 알고 있다. 내가 갔을 때만 해도 타멜거리에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고 한다.
http://www.nepal-jjang.com/xe/index
들어가니 네팔 직원이 한국어로 인사해준다. 네팔은 한국어 붐이 일었다. 많은 네팔인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었다.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네팔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얼핏 듣기로는 한국 취업비자? 시험? 에 한국어 과목이 있는 것 같더라.. 여행을 하다 보니 아시아에는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그래서 아시아 젊은 친구들은 한국인에게 아주 우호적이고 관심도 많다.
근데 나는 ㅠㅠ근데 나는.. 근데 나는 에이씨.. 한국인처럼 안 생기고 외국인처럼 생겼나 보다.. 젠장 아씨 ㅠ 에이씨 진짜 너무하네ㅠ 굴욕의 순간들이 있었다. 울고 싶다. 중국에서는 중국말로 길 물어보는 사람도 많았다. 현지 젊은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 한국인이라고 밝히면 '한국사람은 다 얼굴 하얗던데 넌 여기 사람이라고 해도 믿겠어' 이라고 놀리는 사람이 많았다. 에이씨 에이씨.. 여러분 드라마가 이래 무섭습니데이... 한국 남자라고 다 송중기처럼 생긴 거는 아니자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으흠... 키보드 타이핑으로 마음을 다잡아야지.
술자리에서 연예인, 아이돌들 가십으로 씹곤 했는데 생각해보면 대단한 사람들이다. 유사시 나 몰라라 하는 대사관, 외교관들보다 훨씬 더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여행을 하며 우리나라 엔터테이너분들에게 조금은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앞으로 술자리에서 그냥 술안주로 조금만 사용할게요 ㅋㅋ 가십 기사에 댓글을 절대 달지 않습니다.
네팔 짱에 도미토리룸을 달라고 했다. 가격은 엄청 쌌다. 정확하진 않지만 우리 돈으로 한 5천 원 정도였던 거로 기억한다. 네팔 짱에는 99% 한국 손님들이 있다. 동행을 찾기 위해 왔으니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으로 네팔 짱에서 라면+밥을 시켰다. 네팔 짱 마당에는 식당으로 사용하는 테이블이 있다. 거기서 식사가 가능하다.
내 입맛은 국, 찌개를 좋아하는 아저씨 입맛이다. 그래도 여행하는 나라마다 한식당이 맛이 있어 기운이 떨어질 땐 한식을 먹고 기운을 냈다. 외국에서 한식을 먹을 수 있는 것도 참 좋은 것 중에 하나였다. 그만큼 외국여행을 하는 한국인들이 많다는 의미이고 KOREA가 그만큼 경제력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무튼 외국여행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의 세계에 대한 영향력은 내가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그 이상이었다.
네팔 짱에서 밥을 먹다. 주 따거를 만났다. <만났던 분들의 이름은 별칭을 사용하겠다> 네팔 짱 마당 나무에 해먹을 설치하시고 유유자적하게 누워 나에게 말을 건네셨다. 팔에 용 그림이 수놓고 팔베개를 하고 말이다. 처음에는 인상도 강하시고 해서 양... 양의 아들, 양치기 소년인 줄... 그런데 알고 보니 문신 팔토시를 착용하고 계신 거였다.ㅋㅋ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주 따거 형님의 여행기, 모험담을 들었다. 말이 아주 조금 많긴 하셨지만 재밌었다. 주따거 형님은 태국에 그냥 캐리어 들고 관광차 오셨다 배낭여행을 하는 젊은이들을 보시고 나도 한 번 해보자 하고 그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나처럼 4개월 동안 동남아시아를 여행하고 있었다. 더 대박인 것은 영어를 진짜 말 그대로 한마디도 못하셨다. 대단하다. 역시 세상은 넓고 대단한 사람은 많다.
주 따거께서 내가 트레킹을 한다는 말을 듣고 우리 방에 k대생 한 명이 더 있는데 그 친구도 트레킹 하러 왔다고 밖으로 구경간 그 친구가 돌아오면 이야기해보라고 하셨다. 나의 기대감은 커졌다. 그런데 나는 이 날 아침부터 짧은 abc코스가 아닌 안나프루나 서킷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왕 네팔에 도착하니 꿈이 더욱 커지고 있었다.
주따거와 나중에 네팔 짱에서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하고 나는 유심칩을 사러 타멜거리로 다시 나왔다.
<여행TIP>
스마트폰을 거의 모두 다 사용하는 지금, 여행의 도구로써 스마트폰 또한 필수 여행 도구가 되었습니다. SNS, 지도, 숙박 예약, 항공권 구매 등 스마트폰 하나로 다 가능한 놀라운 세상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기 위해선 데이터를 사용해야 하죠. 하지만 우리나라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사용한다면....... 돈이 많이 많이 들겠죠. 특히 가난한 배낭여행자가 로밍 서비스를 이용했다간 그날 식비보다 통신요금이 더 나옵니다. 요즘 유행하는 유행어를 사용하면 아주아주 스튜핏 한 거죠 !! 하지만 슈퍼 그레잇한 현지 유심 구매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약정을 통한 후불제 요금제도가 발전되어있습니다. 왜! 왜일까!! 담합으로 인한 국민호구만들기아닙니까아아아아아와아앙~~~~~~~~!!!
하하 하지만 다른나라에는 유심 구매를 통한 선불제가 발전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꼭 통신사 대리점이 아니더라도 공항이나 소매점, 편의점에서 유심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현지 통신사를 이용하니 요금이 아주 저렴합니다. 제가 주로 다녔던 동남아시아는 경제력 때문인지도 통신요금이 싸더군요. 그렇지만 lte보다 3g서비스가 더 많았습니다. 이제 비싼 데이터 로밍 쓰지 말고 현지 유심 구매해서 저렴하게 다녀요
그리고 요즘에는 한국에서도 다른 나라 현지 유심을 인터넷으로 살 수 있습니다. 저도 요즘에는 미리 구매해서 나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현지 사정을 모르면 바가지를 쓸 수 있으니까 한국에서 산다면 여러모로 편리할 듯합니다.
http://shopping.naver.com/search/all.nhn?query=%ED%83%9C%EA%B5%AD+%EC%9C%A0%EC%8B%AC&frm=NVSCPRO
네이버에서 태국 유심으로 검색한 결과입니다.
타멜거리 여행 상품점 가게에 들려 ncell통신사 유심을 샀다. 타멜에는 참 다양한 가게들이 많았다. 카페, 술집, 트레킹 용품점, 한식당, 등 흙먼지만 아니라면 더 매력 있었을 텐데 아쉽다. 이리저리 타멜거리를 구경하다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와 주따거와 양주지형님과 같이 식사를 했다. 양주지 형님은 참 친절했다. 10살도 더 차이나는 나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써주었고 말투도 참 온화하셨다. 불자셨는데 몸이 아파 기도드리러 네팔에 오셨다고 했다. 참 좋은 분인데 몸이 아파서 안되었다. 육식도 하지 않으셨다. 양주지형님도 참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각자의 여행애기를 꽃피우다. k대생이 돌아왔다. 주따거가 서로 소개하여주며 의지하고 같이 산행하라고 하셨다. k대생도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갈 것이라고 했다.
나는 이미 마음이 홀라당 안나푸르나 서킷에 가 있었다. 꿈이 커졌다. 하하. 새로운 환경은 항상 사람을 들뜨게 한다. 나의 영업질에 k대생도 마음이 흔들렸다.
옆 테이블에 한눈에 봐도 네팔 배테랑이라고 써붙여놓은 한국인 형님이 계셨다. 그분에게 나와 k대생은 안나푸르나 서킷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친절히 대답해주셨다.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은 여행자들은 서로서로 친절히 잘 돕는다. 친절히 대답해주셨고 안나푸르나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그렇게 k대생과 나는 함께 안나푸르나 서킷을 트레킹을 하는 가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영업 실패, k대생은 형과 함께 정말 서킷을 하고 싶으나 트레킹 후 인도 여행도 해야 하기 때문에 오래 걸리는 서킷을 못하겠다고 했다. 옆에서 주따거는 이것도 인연이 둘이 함께하라 하셨지만 내 마음은 이미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떠났기 때문에 아쉬지만 k대생과 나는 서로의 길을 가기로 했다. 아쉬웠다. k대생은 내일 아침 일찍 안나푸르나로 혼자 출발하기로 하고 나는 타멜에 더 머무르면서 동행을 구해보기로 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