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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황하는 콧날 Mar 07. 2020

영화 컨테이전을 보고

코로나 19


코로나 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금, 세상에 뿌려진 코로나 바이러스를 비슷하게 예측한 영화가 있다.

바로 영화 컨테이젼, 중국에서 바이러스 한참 창궐할 때, 9년 전 개봉한 이 영화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나는 우리나라의 확진자수가 적을 때 이 영화를 보았는데 영화를 통해 감염병의 무서움과 여기에 대처하는 인간의 공포심을 잘 묘사했다. 세상은 옛 부터 바이러스에 몸살을 알았다. 페스트, 스페인독감 등이 세상에 퍼져나갈 때 인간은 바이러스에 무력했다.  


이 인간의 무력이 영화에서 아주 잘 표현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코로나19 사태의 상당히 흡사한 양상으로 영화가 전개 되어간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인수공통감염병이라고 하는데, 인수공통감염병이란 동물에게만 감염을 시키는 바이러스가 일종의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유전자가 다른 사람에게도 감염되는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19의 감염원을 박쥐에서 출발했다고들 이야기한다. 영화에서도 박쥐로 시작해, 그리고 중국으로부터 시작해, 세상으로 옮겨 간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중국에 최초 감염자가 있을 것이다. 영화 컨테이젼에서 최초 감염자는 기네스펠트로가 맡았다. 영화처럼 내가 살아가는 실제 세상도 중국의 최초 감염자 한 명으로 시작되어, 전 세계 몇 만 명에 확진자가 발생했다. 많은 사람, 아까운 생명들이 죽어 나갔다. 국경이 봉쇄되었고 도시가 봉쇄되었다. 영화처럼 봉쇄된 도시에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엑소더스 탈출을 감행했고 도로는 터져나가는 차들로 마비되었다. 생지옥이었다. 나는 아직 건강한 사람으로 기사를 볼 때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세상에 빛을 본지 얼마 되지도 않은 갓난아이들의 감염이었다. 


지금도 기사를 찾아보면 봉쇄된 도시 우한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생지옥을 살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 지금의 실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영화가 현실인이지, 현실이 영화인지 모르게 되었다. 


freeze

세상의 종말을 이야기할 때, 빙하기 얼음세상을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영화에서 추운 겨울이 배경이 된다.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 서로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고 마치 얼어붙은 것처럼 고립된 세상을 살아간다. 현실 또 한 얼어버렸다. 텅 빈 거리, 텅 빈 가게, 텅 빈 교회 얼어버린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다. 나는 지금 헤어샵에 가고 싶고 헬스장에서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고 싶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이미 슬로건이 되어버린 세상, 우리는 실존할 수 있는 최고의 빙하기를 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

영화 컨테이젼에서는 어느 영화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볼 수 있다. 영화를 볼 때 초호화 캐스팅이라고 할 만큼 내가 아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많이 출연하는데, 아마 이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담기 위해 캐스팅한 거 같다. 절대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최강의 빌런을 상대하는 사람들은 무력해진다. 전염병이 빠르게 퍼져나가는 것처럼 공포가 사람들에게 퍼져나간다. 혼돈의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나타난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그리고 세상을 구한 영웅이 되기 위해 분투하는 과학자, 감염경로를 추적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싸우다 자신이 걸려 산화하는 역학조사관, 컨트롤타워의 위치에서 가족을 먼저 챙기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고위층, 전염병에 가족을 잃고 하나 남은 딸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버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유언비어를 퍼트리며 사람들을 조종하는 나쁜 기자, 세기말의 분위기에 테러를 저지르는 집단, 어떻게든 세상을 바이러스 이전으로 돌려놓으려는 정부.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현실 세상에도 다양한 인간 군상이 출현했다. 

바이러스를 최초 발견했다 선동가로 몰렸다 바이러스와 싸우다 죽은 젊은 의사. 이 의사의 죽음에 세상은 크게 공명했다. 정확한 정보를 세상에 전달하려다 실종된 기자, 무서운 전염병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는 종교 집단, 두려움 떨치고 전쟁터로 가겠다는 봉사자들(이 기사를 읽을 때는 참 울컥했다.) 바이러스 현장에서 열심히 싸우고 있는 의료인들, 마스크로 폭리를 취하는 사람들, 마스크 사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는 사람들. 





영화에서 전염병은 어떻게든 끝이 난다. 지금의 처한 상황이 극적인 영화만큼 심각하진 않지만 최대한 빨리 끝이 나 빙하기 같은 고립된 상황이 사람들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날들로 변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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