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를 한 달 무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다음 달 내 돈으로 결제를 한다면 넷플릭스의 다큐 때문일 것이다.
이 다큐의 영어 원제는 inside bill's brain이다. 빌 게이츠의 두뇌로 들어가 보자는 것인데, 이 필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가 아닌 빌&머린다 재단의 빌 게이츠가 화장실, 소아마비, 원자력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빌 게이츠의 자선사업과 그의 생을 이해 보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한 사람의 전기영화를 보듯이 정말 재미있게 다큐를 보았다.
<빌 게이츠>
누구라도 살면서 한번 들었을 그 이름 빌 게이츠, 세계 최고의 부자, 20년 전 세계 부호 1~2위를 다투는 사람, 우리가 직장에서 집에서 매일 사용하는 윈도우, 윈도우를 만들어 낸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모바일 혁명을 이끌어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손에 쥐게 했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윈도우를 통해 pc 혁명을 이룩, 가정용 컴퓨터, 인터넷의 세상을 있게 한 사람이다. 이 두 천재? 아니면 굉장한 기업가를 통해 우리의 삶이 너무나 많이 바뀌었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참고로 빌 게이츠의 재산은 100조 정도 되는데,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의 5배 정도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 만약 나에게 100조 억 원의 돈이 있다면 무엇을 할까? 아니 10억짜리 복권에 당첨되어도 무엇을 할까? 생각해 볼 것이다. 이 다큐를 보면 빌 게이츠가 100억이 아닌 100조 억 원을 가지고 무엇을 하는지 잘 보여준다.
위의 타이틀 떠나 정말 어메이징 한 부자인 그에게 관심을 가졌던 몇 년 전 읽은 한 기사 때문이었다. 기사의 내용은 빌 게이츠 그리고 그의 재단이 말라리아를 퇴치하기 위해 모기를 잡는 아주 작은 레이저 포대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 신기했다. 세계 최고의 부자가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군사무기도 아닌 모기를 잡는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에게 관심이 갖고 그가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에 물러나 자선사업가로 재단을 운영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가난과 화장실>
다큐에서 빌 게이츠는 우연히 읽은 신문기사에서 아직도 아프리카에는 설사 때문에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는 큰 충격을 받는다. 선진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아프리카 제3세계에서는 흔히들 일어나게 된다.
이 말을 듣고 의아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화장실과 설사가 무슨 상관이야? 하고
나도 이 다큐를 읽고 화장실, 자세히 말하면 상, 하수도 시설이 엄청난 비용이 드는 사회기반 시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이라는 도시에도 여러 가지 하수(더러운 물)를 처리하는 시설들이 도시 곳곳에 갖추어져 있다. 그리고 상수도를 통해 우리는 집집마다 깨끗한 물을 공급받는다.
내가 화장실에 가서 큰 일을 보고 엉덩이를 닦고 물을 내리면 똥과 더러운 물이 여러 파이프 관을 거쳐 종국에는 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가 더러운 물을 정화하는 작업을 한다.
아프리카, 제3세계는 이와 같은 과정이 어떻게 될까?
다큐에서 본 장면은 최하위 계급으로 보이는 남자가 화장실의 똥 통을 드럼통 같은 곳에 옮겨 담아 그대로 하천에 흘려보낸다. 이 하천의 물에 아이들이 들어가 물장난을 치기도 하고, 빨래를 하기도 하고 식수로도 쓰일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아이들이 설사병에 걸려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것이다.
아프리카에서는 깨끗한 식수를 얻으려 집에서 저 먼 곳까지 물을 길어 갔다가 많은 부녀자와 아이들이 강도, 강간 범죄의 표적이 된다고 한다.
인도 갠지스 강은 똥과, 시체 , 빨래, 아이들의 놀이터가 공존하는 곳이라고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다큐에서 아프리카 출신 학자는 자신은 운이 좋아 아무 문제없이 어른이 될 수 있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전기차가 다니고 5G 세상 사물 인터넷, 자율주행차가 있는 세상이면에 아직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아이들이 있다.
<나와 화장실>
어렸을 때 지금보다 우리 집의 형편이 조금 어려웠던 시절, 나는 다세대 주택 단칸방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2층 전체는 주인집이었고 1층에는 5~6가구가 세 들어 살았다. 아파트의 방문과 같은 문을 열면 바로 세 들어 있는 옆 집 아줌마 집이었다. 물론 그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그런 단칸방에는 지금의 원룸과 다르게 화장실이 없었다. 화장실과 씻을 수 있는 공간은 문밖으로 20걸음 정도를 가야 했다. 어린이 때는 새벽에 화장실이 가고 싶으면 참 무서웠다. 화장실을 갈 때 길 고양이라도 만날 때면 참 무서웠던 것 같다.
시골 할머니 댁에 머무를 때도 마찬 가지였다. 마당에 있는 푸세식 화장실에 가기 싫어 물을 먹지 않고 잠든 적도 있다. 경제적 풍요로움은 이렇게 가장 아래에 있는 화장실 문화까지 다르게 된다.
그래서일까 아버지 어머니 어린 시절에는 어른이 되지 못하고 죽는 아이가 한 가족의 하나 정도는 있다고 하셨다. 산업화에 성공하기 전 한국의 모습도 아이들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였던 것 같다.
<다시 빌 게이츠와 화장실>
빌과 그의 재단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수처리장이 필요 없는 아주 아주 저렴한 화장실을 개발해야 했다. 빌은 상금을 걸고 경진대회를 연다. 연설을 하고, 최고의 엔지니어, 석학들을 모아 저렴한 화장실을 개발하는데 매진한다.
그리고 오수를 태워, 오염원을 없애고, 깨끗한 물까지 얻을 수 있는 미니 오수처리 시설을 개발한다.
2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