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을 짧게 잘랐습니다. 의도했던 스타일이 아닙니다. 내 머리카락이 카타르시스 대용이 된 듯싶은데 주인장은 잘 됐다고 합니다. 내 머리카락인데, 내가 어설퍼하는데 미용실 주인장이 만족을 하면 덩달아 만족인 건가 싶지만 전문가가 그렇다는데 토 달지 않기로 합니다. 이미 잘려나간 머리카락을 붙일 수도 없고, 손질하다 보면 낫겠지 하는 거지요.
두문불출 며칠 째 용을 써봐도 방법이 없습니다. 다시 가서 다듬어 달라고 할까 했는데 지인이 "더 망칠 것 같아요" 말립니다. 대신 아는 미용실을 추천해 줘서 득달같이 달려갔습니다. 의도했던 스타일이 되려면 두 달은 걸릴 거랍니다. 전 같으면 사형선고 같았을 텐데 가닥 잡았으니 됐다, 의외로 체념이 빠릅니다. 두 달 금방 일려면 책을 좀 많이 읽어주면 될 것 같고, 덕분에 되풀이하지는 않겠구나 합니다. 그뿐이랴. 머리감을 때도 아주 단출합니다.
부부동반 모임 중 자녀 결혼식이 있어서 갔더니, 모임이 더뎌서 마무리했으면 하는 눈치였습니다. 총무랄 것도 없지만 통장을 갖고 있어서 흔쾌히 그러마 하고 소분한 끝자리 258원까지 송금해 주고 갈무리했습니다. 통장도 예정된 듯 송금하고 통장정리하니, 통장 이월발급받으시라는 문구로 꽉 채우고 끝났습니다. 캡처해서 전송까지 깔끔하게 끝났습니다. 연배가 너무 차이 나고 관심사가 다르니 난감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무리 중에서는 나이가 적어서 먼저 말을 꺼낼 수 없었을 뿐 어부지리, 다행이었습니다.
다만 단톡방에 문자를 남겼습니다. '통장을 갖고 있다고 해서 제가 주최자는 아니었습니다. 매월 둘째 주로 정해졌어도 제대로 지켜지지가 않았습니다. 모임 한 번 주선하려면 이쪽에서 선약이 있고 그날 피해 정하려면 저쪽이 안 맞는 연속이었습니다. 지속하려는 의지가 우리 모두에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고 단톡방을 나왔습니다.
10년 지기 지인한테서, 작년에 큰아이 대학원 입성 축하선물로 유명 커피점 이용권을 받았습니다. 그 고마움을 지니고 있다가 이번 크리스마스에 대학생 딸들과 추억 쌓으라고 화장품 관련 기프트 카드로 대신했습니다. "투 머치"라고 답이 와서 내 마음도 투 머치 했습니다.
부실한 건 거르고 돈독한 것은 더욱 돈독하겠으니 내년이 버겁지 않습니다. 송구는 이쯤이면 된 것 같으니 조목조목 줄 그어가며 영신할 채비를 해야겠습니다. 옷장을 엽니다. 아직도 송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