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해맞이로 시작했다. 아이들을 깨워 히트텍에 장갑에 에스키모인을 방불케 중무장을 하고 나섰다.
새벽길을 달리는 기분도 색달랐다. 겨우 일어난 둘째 아이는 뾰로통 마음까지는 동참이 안 된 듯했다.
기어이 불편한 마음을 베란다 문 열고 보면 되지 꼭 가서 봐야 되냐고 한마디 보태고 만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랑곳하지 않았던 것은, 해보지 않는 후회보다는 해보고 후회하는 것에 방점을 찍은 지 오래라서 아이들에게도 널리 전파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 마을에서 파견된 풍물패가 벌써부터 새벽을 깨우고 있었다. 태평소 소리가 유난히 널리 퍼져 흥을 돋웠다. 덩실덩실 춤판이라도 벌이고 싶은 마음에 실없이 웃었다. 흥겨운 소리에 할 일을 뺏긴 듯했을까 발맞춰 "꼬끼오" 닭이 홰치는 소리도 들린다. 오랜만이다. 현실 같지 않고 꿈속 같았다. 소도시에 사는 즐거움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아이들도 오길 잘한 듯한 눈치다. 뾰로통했던 둘째 아이마저도 언제 그랬나 싶게 귀에 대고 해에 움직임을 숨죽여 가며 중계한다.
해는 제시간에 떠오르는데 차콜색 구름에 가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 구름을 벗어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이 시리고 덜덜 떨린다. 도중에 자리를 뜨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담요로 돌돌 에워싼 강아지들도 퇴장하고 우리만 남았다. 풍물패 소리도 어느새 잠잠하다. 일찍부터 나서서 추웠을 것이다. 새해에, 모두의 소망을 위해 봉사해 준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었다. 새해를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게 해 주셔서 더욱 감사했다. 해 뜨는 시간을 삼십 분가량 경과하고서야 구름을 벗어난다. 아이들 가슴 팤에 해의 기운을 전달한다. 올해에 계획한 일들이 노력과 더불어 꼭 이루어질 거라고 아예 쐐기를 박았다.
늘 된다고 보는 긍정의 기운을 갖고 무의식이라도 부정의 말을 떠올리지 말라고도 당부했다. 새해 첫 단추는 잘 꿰었다. 콩나물국밥이라도 먹여서 갈까 했더니 문전성시다. 모두가 비슷한 생각이구나 싶었다. 집안의 노곤한 온기에 비로소 으슬으슬 녹아내린다. 잠깐 눈 붙이고 새해에 바라는 것들을 정리한다. 실내자전거에 앉아 페달을 밟는다. 체지방을 공략하는 것도 그 일환이기도 하니까..
중간중간 해이해질 때마다 태평소를 비롯한 풍물패 소리, 닭의 홰치는 소리, 붉은 해의 기운을 떠올리다 보면마음 다잡아 가기 충분할 것 같아 든든하다.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