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지 않는 법을 수강합니다.

by 김하정

부동산 경매 강좌를 두 번째 수강했습니다.

용어도 생소한데다 처음부터 몇 번씩 강조하는 말이 사기를 조심하라 합니다.

실 예를 들어가면서 대놓고 누구도 믿지 말라고도 합니다.

지갑을 잃어버려도 대부분 찾을 수 있는 나라, 카페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한눈팔아도

무사한 나라에서 이런 불명예가 없습니다.

전세사기는 들어봤지만 온갖 꼼수가 난무하고 이렇게까지 치밀할 수 있을까 놀랍습니다.

처음 거래했을 때보다 부동산 시세가 내려가지만 않으면 속고 속이는 일이 줄어들 수 있다고

하는데 장담할 수 없고 뾰족한 대안일 수도 없겠지요.

눈 뜨고 코베는 세상이 현실로 도래한 듯 바짝 긴장하게 됩니다.

경매란 단순히 물건을 시세보다 싸게 사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다가

누군가의 쇠락을 틈타는 것만 같아 강좌를 듣는 것만으로도 공범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경제 논리에 약한 나로서는 열람하는 방법이나 거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했던 건데

속지만 않아도 다행이겠다 싶습니다.

임차인의 입장에서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법을 익히는 쪽으로 마음을 고쳐먹습니다.

주의 사항에 귀 기울이면서 속지 않으려고 따로 공부해야 하는 세상이구나 싶어

허탈하기까지 했습니다.

속지 않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속일 수 없게 제대로 알고 대처하면 의심하고 보는 일은

없겠다 싶어 남은 회차까지도 끝까지 경청하기로 합니다.

내 주변이라도 연루되지 않게 공유하게 되면 잘 지내고 있냐고, 별일 없는 게 맞냐고

구체적인 안부를 묻는 일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거죠.

타인의 삶도 내 삶과 마찬가지로 무탈하기를 바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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