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가 타인을 향하지 않게

by 김하정

나란히 놓여있는 자판을 손가락이 두꺼워선지, 아직도 독수리 타법을 벗어나지 못해선지

ㅑ를 ㅕ로 터치해서 보니 한없이 약한 존재가 한없이 역한 존재가 되고 맙니다.

시발점은 실수에서 비롯됐는데 본래의 뜻이 가뭇없는 무서운 말이 됐습니다.

가해자의 마음을 얼핏 들여다본 듯 소스라치게 놀라서 전체를 다 지워버렸습니다.

그들도 내 무딘 손가락처럼 처음엔 실수였거나 장난에서 비롯됐을까,

멈칫해져서 생각도 손가락도 나아가지질 않습니다.

키보드를 치듯 톡톡 쳐봤을까?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지 않아서 옳다 됐다 수긍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을까?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험하듯 더욱 강도를 높여 톡톡했던 것을 툭툭, 투둑 해갔겠지..

사람이 사람을 왜? 약한 사람을 상대로? 자신도 누군가에게 심리적으로 물리적으로 내몰린 적

있던 것을 전혀 다른 사람에게 앙갚음하는 걸까? 이유를 찾아보려다가 그냥 둡니다.

'그냥'이라는 이유밖에 없다는 법의학자의 말이 떠올라서입니다.

실수가 겹치면 습관이 되고 고질적이면 관습이 되고 그대로 굳어져 돌이킬 수 없을 때는 악습이 됩니다.

처음의 실수를 바로잡는 것은 그저 ㅕ를 ㅑ로 고쳐 쓰면 되는 것처럼 간단한 일입니다.

굳이 앞에 잘 써 내려가던 것을 다 지울 필요는 없었습니다.

오타 없나 일정한 간격으로 한 번씩 돌아봐주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실수가 타인을 향하지 않게 주의하면서 내일 고치지 미뤄두지만 않으면 되는 일 같습니다.

너무 길어지면 저걸 다 언제 고쳐 싶어질 테니까요. 그때부터는 막 살고 싶어지니까요.

뒤늦게 오타는 보이고 그게 거슬려 다 지우고 말면 내가 애써 걸어온 시간들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니까요.

그리고 또 있네요. 오타를 줄이려면 타이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 열심히 하면 더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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