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성' 티켓팅

by 김하정

추석 연휴를 보름 앞두고 기차 예매가 시작된다고 했습니다.

아이들도 미리미리 언제 내려가면 좋겠냐고 물어왔습니다.

그리 서두를 것 없이 자기 스케줄에 맞게 오면 된다고 했는데도

전에 비해 유달리 긴 연휴라 설왕설래했던 모양입니다.

각자 원하는 날짜 시간 체크해놓고 대기했는데 다행히 큰 아이는 시간만 오전이 오후로

둘째 아이는 오고자 하는 다음 날로 예매돼서 결국 같은 날 오게 됐다네요.

승전보 알리듯 티켓 사진 캡처해서 보내오고 눈 좀 부쳐야 겠다고 했습니다.

이른 아침 대기하고 있었던 피로가 몰려왔나 봅니다.

그러고도 확인차 한밤에 전화해서 문자 받았지요? 합니다.

그 끝에 성묘는 언제 갈 거며, 시골은 언제 다녀오며, 다녀와서 가족끼리 갈만한 데를

미리 알아보기로 하고서야 끊습니다.

동물에게도 귀소본능이 있듯이 우리에게도 돌아갈 데가 있다는 것은 위안인 듯합니다.

나의 성공과 실패, 좌절까지도 항상 복리로 불려주는 곳,

두 배 세 배로 기뻐해 주고 네 배 다섯 배로 안타까워해주는

어느 우량 기업보다 견고한 곳입니다.

아무리 고단해도 등 한번 후려친 적 없이 키워주신 구순 중턱의 엄마가 계신 곳,

엄마 같은 언니가 있는 곳 - 내게도 돌아갈 집이 있답니다.

구구절절 말이 필요 없이도 나를 우쭐하게 해주는 '마법의 성'이 따로 없습니다.

맞이하고 또 내려갈 생각에 아이들에게 있는 설렘이 고스란히 내게로 전해 옵니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 아이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겠지요.

순간순간 의욕마저도 툭 꺾일 때, 엄마가 언니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다 내려놓고

충전돼서 갈 수 있는 곳이 돼 주고 싶습니다.

그의 2세까지도 마음껏 뛰어놀며 성장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한달음에 달려올 수 있는 곳이 돼주고 싶답니다.

기웃기웃 농담 반 진담 반 시골집들을 물색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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