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의 이 어수선한 분위기가 매번 처음인 것처럼 익숙지 않습니다.
뭔가 안착되지 않고 겉도는 느낌마저 드는 게 뭐지? 싶습니다
유독 긴 연휴라 맞이하는 쪽도 이동하는 쪽도 이래저래 더 분주한 탓이겠죠?
경비 아저씨의 풀 깎는 소리와 풀냄새에 오전에 볼 일이 떠올라 겨우 일상을 되잡습니다.
주변에 동요하지 않고 자기 할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내공이 쌓여야 되는 일 같습니다. 외부에 좌우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제 일을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어떤 충격에도 튕겨나가지 않고 지탱해 갈 수 있겠다 싶습니다.
상대가 있든 없든 하루하루가 지구력 싸움인 것 같습니다. 거기에 희망은 후진하지만 않게, 앞에서 길 안내하는 정도로만 있어주면 될 것 같습니다. 내일의 멸망 앞에서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마당에 이것조차 못할까 싶습니다.
호언장담은 될 수 없고 다만 그렇게 될 수 있게 기운을 몰아가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입버릇처럼 '나 그동안 뭐 한 거야?' 했던 질문들이 얼마나 나를 해치는 말이었는지, 심지어는 그것을 핑계 삼아 모면해 보려는 치사한 말이었는지도 이제는 알지요.
나를 좀먹는 요소만 줄여도 얼마나 커지는지, 불필요한 것들만 줄여도 얼마나 넉넉해지는지도
그 과정을 다 거치고 나서야 알게 됩니다. 많은 시간을 담보로 걸러내는 즐거움을 알아 갑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의도하는 데로 되지 않을 때 나의 가장 얇은 부분을 뚫고 불쑥 솟구칠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거쳐봤으니 빨리 알아차리고 제자리 잡을 겁니다.
밑반찬을 담고 아이들에게 내어 줄 공간을 정리정돈합니다. 주변을 잘 정리하는 것도 씩씩하게 잘 살고 있다는 증거가 돼줄 테니까 서로에게 이보다 더 확실한 선물은 없겠지요. 이만하면 아이들 맞을 준비는 다 된 것 같습니다.
각자의 일로 수면 부족인 네 식구 모여 숙면을 취하는 추석이 될 것 같습니다. Merry 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