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면접을 봅니다.

by 김하정

새벽에 책상 앞에 앉는 건 오로시 나를 들여다보기 위함입니다.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오늘을 맞게 되더라도 씩씩할 수 있는지부터 묻습니다.

시작부터 면접 보는 분위기입니다.

우리 회사에 오면 마냥 새롭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도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겠습니까?

하는 식의 다짐을 받아내려고도 합니다.

내가 무슨 에너자이저야? 지치지도 않고 백만 스물둘 하게?

최악의 면접관 같습니다.

받아치는 걸 보니 의욕은 있는 걸로 하고, 1차 통과!

'잘 있는 거 맞아? 아픈 데는 없고?

요즘 어떤 생각에 몰려 있는지, 뭘 하고 싶어 하는지 물어봐 주는 게 예의 아니야?

그렇긴 한데, 하루를 달리 살아 볼 의지가 있어야 뭘 계획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다 심사 기준이 있는 법이라고~

어련하시겠어요 하면서도 일리가 있어 수긍하기로 합니다.

요즘 계획하고 있는 건 잘 되고 있어?

아주 미미하지만 조금씩 진전은 있는 것 같아.

시간 활용은 잘 되고 있고? 루틴을 정해 놓긴 했는데 중간중간 가을바람에 허무해져.

이게 너한테는 치명적이야. 알지? 알지!

혹시라도 과거 어느 지점으로 돌아가 고쳐보겠다고 쓸고 닦고 있으면 안 돼.

그럼 얼른 데리고 나와 줘.그리고 바람도 쏘여 줘.그럴게!

이만하면 오늘 협상은 성공적입니다.

이렇게 실컷 돌아보고 나면 너 잘 돼라 잘될 거야

나를 위한 기도를 올리는 것 같아 경건해지기도 합니다.

아침이 밝아오네요. 운동 시작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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