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억하는 방식
과거를 잊지 않고, 되새기고,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 그건 회피가 아니라 통합이라고 불린다. 누군가는 잊는 것을 회복이라 여기지만, 누군가는 남기는 걸 치유라 말한다. 나는 후자에 더 가깝다.
기억 속에 파묻히지 않으려면 기억과 함께 걷는 법을 배워야 한다. 기억이 짐이 아니라 연료가 되도록, 한 서사의 막을 내리는 문장을 내 손으로 써 내려가야만 한다. 다른 누군가의 손에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란 무엇인가. 기억은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의 집합체다. 기억을 잃은 사람은 더 이상 내가 알던 그 사람이 아니다. 인간은 기억으로 살고, 기억으로 죽는다. 아름다운 기억들이 칼날이 되어 자신을 해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은 추억을 쌓아간다. 그게 인간의 방식이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건 나 자신이 아니라 타인의 기억일지도 모른다. 의미를 찾아 헤매는 인간에게 기억은 곧 전부다.
떠나간 사람들을 기억한다는 것. 사람은 살아가면서 많은 이들을 떠나보낸다. 고통은 무뎌질 뿐,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것이 중첩될수록 영혼은 무거워진다. 그렇다고 기억을 포기할 수는 없다. 내 기억은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유일한 증거다. 더 나아가 내 기억 속에서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내가 모든 이들을 제대로 기억해 준다면 그들은 떠나가지 않을 것이다. 떠나는 게 아니라 내 기억으로 이루어진 세계로 향할 뿐이다.
그래서 사람 사이에는 아름다운 기억을 남겨야 한다. 그게 우리가 서로에게 남길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다. 만약 그들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면, 내가 먼저 그들을 기억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된다.
네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면, 내가 먼저 너를 기억할게. 그것이 내가 기억으로 걷는 방식이자, 내가 믿고 싶은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