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의 나를 나 자신도 설명할 수 없어

너의 앞날에 방해가 되어서 미안해

by 아스트라나

꿈을 꾸었어.


꿈이라기에는 너무 생생했고,

현실이라기에는 존재할 수 없는,

그런 해괴한 이야기였어.


내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

아마 앞으로 그 정도로까지 힘들 시기는 없을 거라고 말할 수 있는 시기.

나 자신도 많이 힘들게 했고,

내 주변의 사람들도 힘들게 했던 그 시절의 내가 제삼자처럼 내 앞에 나타났어.


많은 이야기를 했어.

그 기억은 전부 선명해.

지금까지 꿈이 이렇게 정확히 기억난 적은 없었는데.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어.


"난 널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방어기제이자 집념이 실제화된 것이야.

내가 네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한 건 너무 소중했기 때문이었어.

당시 넌 많은 걸 잃어가고 있었고, 난 네가 더 이상 잃지 않기를 바랐어.

그 과정에서 감정의 무게를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고 감히 입에 올린 건 나의 실언이야.

너의 앞날에 방해가 되어서 미안해."


당시 난 정신과와 인연이 생겼었어.

약물 치료를 하는 단계까지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지금 생각하면 희미한 과거일 뿐이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던 모양이야.

약물은 어떻게든 참아내고 상담으로만 끝냈는데,

이런 결말이라는 걸 알았으면 그런 도움이라도 받았을 것 같기도 해.


그 시절의 나를 나 자신도 설명할 길이 없어.


그의 말대로,

그건 나의 본질이 아닌 나의 집념과 방어기제의 실체화였으니까.

아마 두 번 다시 겉으로 드러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런 상황이 올 만큼 내가 취약해지는 일은 이제는 없을 테니까.


그래도 날 위해서 그랬다니 화는 못 내겠네.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어.


"사과할 필요 없어.

네가 아니었다면 나는 더 어두운 쪽으로 침식되었을지도 몰라.

지금부터의 미래는, 내가 다시 개척해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