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결정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자율적이고 유능하다고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들은 즐기고 싶어한다. 게임은 우리가 그러한 감정들을 느끼게 해 준다. 이는 우리가 스포츠, 보드게임, 온라인게임 등 게임을 좋아하는 큰 이유 중 하나다. 게임화(gamification)를 제품에 접목시켜 제품을 매력적으로 만들고 고착도를 높일 수 있다.
제품을 게임으로 바꾸는 게 아니라 성공적인 게임의 7가지 핵심 기법을 제품의 핵심 설계에 접목시켜야 한다.
게임화의 7가지 구성요소
첫째, 사용자와 플레이어가 목표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인간은 삶의 목적과 방향을 찾고자 하는 심리적 욕구가 있다. 그것이 게임의 최종 보스와 대결하는 것이든, 스페인어 회화를 것이든 목표는 우리가 매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상을 제시해 준다. 목표를 달성하면서 우리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게임은 레벨 깨기, 배지 획득하기, 게임 이기기 등 일련의 겹쳐진 목표로 구성돼 있다. 제품에 게임화를 접목시키려면 사용자들이 갖고 있을 만한 목표를 생각해야 한다. 그들은 생산적인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가? 그들은 무언가를 배우고 싶어 하는가? 그들은 직장을 구하고 싶어 하는가? 사용자들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두 번째, 사용자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규칙을 제공해야 한다.
테니스의 경우 목표는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고, 테니스 경기 규칙에는 득점하는 법과 서브 넣는 법이 포함된다. 규칙이 분명해야 한다.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게임은 즐거움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피드백이다.
여러분이 언어를 제대로 배우고 있는지,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있는지, 직업적으로 성공했는지 등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게임화는 이러한 애매한 주제에 구체적이고 명확한 피드백을 더해준다. 즉 사용자와 플레이어는 목표 달성을 향한 진행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진행 표시줄, 점수, 메트릭스 등이 이에 해당된다. 게임의 경우 대부분이 진행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게임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매우 명백한 피드백 중 하나이다. 플레이어들은 당연히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싫어한다. 이는 피드백의 중요한 사항이다. 우리의 멘털모델에 따르면, 게임을 할 때 오직 앞으로만 나아가야 한다. 따라서 뒤로 밀릴 경우 매우 큰 불만을 느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가 따로 선택하지 않는 한 점수 표시를 없애거나 진행 표시줄의 크기를 줄여서는 안 된다.
네 번째는 보상이다.
즉 목표 달성을 위한 내적보상과 외적보상이다. 다른 무엇보다 보상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제품의 게임화에서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보상은 포인트(Point), 배지(Badge), 리더보드(Leaderboard, 선두 그룹 선수들의 명단이나 점수가 적힌 게시판)이다. 이 세 가지를 묶어 PBL이라고 부를 정도로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단순히 포인트, 배지, 리더보드 때문에 일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칭찬하고 싶은 업적의 유형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진행 표시줄이 채워지는 게 보고 싶어서 링크드인 프로필을 작성하는 사람은 없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완성하는 데에서 오는 만족감이 좋아서 프로필을 작성한다. 게임 공간은 100%를 모두 채워 뭔가를 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다. 프로필을 완성하고 나면 사람들은 일종의 정복감을 느끼게 되고, 화면에 보이는 점수가 아닌 그러한 정복감이 진정한 보상이 된다. 제품에 따라 적절한 보상이 다르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스타벅스나 항공사 마일리지와 같은 로열티 프로그램도 일종의 게임화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게임에서 이기려면 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들은 무료 항공권이나 무료 커피와 같은 금전적인 보상을 기대한다. 반면에 구글지도에 업체 점수를 매기는 일과 같이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일에 대해서는 금전적인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이타심이나 성취감을 느끼는 데 만족하기 때문에 양말 같은 소박한 무료 사은품만 제공해도 만족할 것이다.
다섯 번째는 보상이 사용자의 동기와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사람들이 수익을 얻거나 거래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 그런 관심을 충족시켜주어야 한다. 사람들이 스스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느끼고 싶어 할 경우, 그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질수록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여섯 번째, 선택의 자유다.
강제로 참여해야 하거나 실수를 했을 때 혹독한 벌을 받아야 한다면 플레이어들은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선택의 자유는 제품에서 게임화가 핵심이 아닌 추가 기능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임화가 사용자의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아무 부담 없이 무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 일곱 번째는 실패할 자유다.
이는 사용자가 언제든 다시 시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상이 주어지는 '퀘스트'는 수행하기 어렵지만, 여러 번 반복해서 수행할 수 있다면 도전해 볼 만할 것이다.
게임화의 사례 - 로빈후드의 태핑게임
거래수수료가 무료인 주식투자 앱 로빈후드는 성공적인 게임화를 잘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이다. 2019년 로빈후드는 새로운 체크카드를 출시한다고 발표하고 카드를 받을 대기자 명단을 작성했다. 그런데 그 명단을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고 초대받기를 기다리는 일반적인 대기자 명단이 아니었다. 대기자 명단에 오른 사람들은 하루에 최대 천 번까지 체크카드 이미지를 누를 수 있었다. 체크카드 이미지를 더 많이 클릭한 대기자들은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가는 방식이었다. 로빈후드는 실시간으로 대기자들의 순위를 보여줬고, 그 이미지를 누를 때마다 순위가 얼마나 올라가는지도 보여줬다. 순위는 상하로 움직였다. 로빈후드가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친구들을 초대할 경우 순위가 올라가도록 했다. 대기자 명단 상위권에 있는 플레이어들이 얼마나 열심히 참여했던지 체크카드 이미지를 클릭하는 것만으로는 순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다. 친구를 초대하는 것만이 게임에서 계속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이 게임은 입소문을 탔고, 대기자 명단이 백만 명을 넘어섰다. 로빈후드는 게임화의 구성요소를 제법 충족시켰다.
첫 번째 구성요소 - 목표 명확
플레이어의 목표는 초대를 받을 수 있는 만큼 높은 순위에 오른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 구성요소 - 규칙 명확
클릭 수와 추천인 수가 충분하면 순위가 올라가고 다른 대기자들보다 그 수가 적으면 순위가 내려간다.
세 번째 구성 요소 - 훌륭한 피드백
체크카드 이미지를 누를 때마다 얼마나 순위가 올라가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었다.
네 번째 구성 요소 - 보상
체크카드를 얻기 위해 태핑하는 게임을 하고 있다.
다섯 번째 구성요소 - 사용자의 동기
사람들은 체크카드를 갖고 싶어서 태핑 게임을 했다.
여섯 번째 구성요소 - 선택의 자유
로빈후드의 다른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태핑 게임을 할 필요는 없었다.
일곱 번째 구성 요소 - 실패할 자유
사실 이는 좀 약했다. 단 하루만 게임을 하지 않아도 순위가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다시 순위를 올리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게임화가 실패하는 이유
게임화 시도 중 약 80%가 실패한다. 그중 대부분은 PM들이 게임화를 언제 하면 좋을지 모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단순히 앱에 포인트와 배지 기능을 구현하는 것만으로 앱이 잘 작동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적절치 않은 보상을 줄 경우, 규칙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에도 실패할 수 있다. 게임방식이 제품의 실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될 정도로 지나치게 어렵고 복잡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러분이 원하는 것은 유용성을 갖춘 게임이 아니라 게임이 접목된 제품이다.
사용자를 끌어당기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 게임화. 이를 제품에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7가지 구성요소를 적절하게 배치해야 할 것이다. 목표, 규칙, 피드백, 보상, 동기, 선택의 자유, 실패할 자유를 통해 게임을 만드는 것처럼 그러나 동시에 서비스 본질에 어긋나지 않는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를 잘 행한다면 사용자는 우리 서비스에 더 오래 머물 수 있을 것이다.
*본 콘텐츠는 책 <7가지 코드>를 발췌 및 재구성하여 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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