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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루마불 Feb 23. 2023

제품의 시장 적합성,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까?

Product-Market Fit 개념과 검증

우리가 개발한 제품은 시장에서 먹힐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라? 시장의 반응이 오지 않는다. 우리 제품이 잘못된 걸까?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야 하는 걸까? 여러 생각이 든다. 이 시점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뭐가 문제인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이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품-시장 적합성(Product-Market Fit) 개념을 사용한다.


넷스케이프의 창업자로 알려진 마크 앤드리슨가 정의한 바로는 제품-시장 적합성이란 '좋은 시장에, 그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품-시장 적합성 개념을 통해 시장에서 먹힐지, 시장에 가치를 줄 수 있는 제품이 맞는지 점검해 보자.



제품-시장 적합성에 대해 스스로 확인해 보기


1. 우리가 생각하는 그 문제가 진짜 있긴 한가?

놀랍게도 많은 제품들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를 가정하면서 만들어진다. 때로는 존재하는 문제 이긴 하지만 규모가 너무 작아서 사업화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제품을 개발하기 앞서 문제로 생각했던 것들이 정말 문제가 맞는지, 그 문제의 해결책을 내놓으면 기꺼이 그 해결책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만큼의 수요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2. 우리가 만든 제품이 그 문제를 해결한 게 맞나?

문제를 확인했다면 우리가 제품을 통해 제안한 솔루션이 그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문제는 잘 정의했지만 충분히 좋은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제품의 핵심 기능이 명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돼 있어야 한다.


3. 이 제품을 만들면서 세운 가설이 무엇인가? 그 가설이 검증됐는가?

제품은 가설의 조합이 돼야 한다. 하나의 제품을 내놓는다는 것은 검증하고자 하는 가설의 답을 내놓는 것이다. 제품을 출시한 후 이 제품을 통해 검증하려고 했던 가설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검증 결과가 어땠는지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제품-시장 적합성을 만족하는지 지표를 통해 확인해 보기


1. 리텐션(Retention rate)

유지율이라고 부르는 리텐션은 사용자들이 특정 서비스에 얼마나 꾸준히 남아서 활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리텐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감소하는데, 이때 떨어지는 기울기가 얼마나 완만한지에 따라 제품-시장 적합성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제품-시장 적합성을 만족하는 서비스는 초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래프의 기울기가 완만해지면서 리텐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패턴, 그렇지 못한 서비스는 리텐션 그래프의 기울기가 꾸준히 우하향 하는 패턴을 보인다.

리텐션의 기울기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리텐션 수치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랭킹에 따른 리텐션 차이를 확인해 보면 많은 사용자에게 선택받은 상위 랭킹 앱일수록 리텐션이 완만해지는 지점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랭킹에 따른 리텐션 차이

(사진 출처는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리텐션이 어느 정도 나와야 제품-시장 적합성을 만족한다고 볼 수 있을까?

절대적인 기준이 있으면 좋겠지만 리텐션 지표 특성상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기는 어렵다. 매일 새로운 콘텐츠를 확인하러 들어오는 뉴스 서비스와 1년에 한두 번 떠나는 해외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들어오는 여행 서비스는 리텐션을 판단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리텐션은 서비스가 속한 카테고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리텐션이 20%라고 했을 때 뉴스레터에서 20%는 건전하지 않은 수치, 배달 앱에서 20%는 좋은 수치라고 판단할 수 있다. 리텐션 수치의 절대적인 수치보다 해당 서비스가 속한 카테고리를 감안해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래 사진을 참고할 수 있겠다.

출처 : https://www.adjust.com/resources/ebooks/adjust-global-app-trends-report-2019/


2. 전환율(Conversion rate)

전환율은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사용자의 비율을 의미한다. 가입 전환율, 구매 전환율 등 서비스의 핵심 사용 경로에 대한 전환율 지표를 확인하는 것은 제품-시장 적합성을 점검하기에 좋은 방법이다. 전환율은 사용성이나 UI/UX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표이긴 하지만 고객이 사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높은 전환율을 보인다.


그렇다면 전환율이 어느 정도 나와야 제품-시장 적합성을 만족한다고 볼 수 있을까?

전환율 지표도 제품 카테고리에 따라 상이한 기준을 가진다. 2020년 어도비 디지털 인덱스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이커머스 서비스의 평균적인 구매 전환율은 3% 수준이다. 같은 이커머스 서비스 내에서도 상품이 속한 카테고리에 따라 전환율이 2~3배 차이가 나기도 한다. 구매 의도가 분명한 선물이나 건강 관련 상품의 전환율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반면, 단가가 높고 가격 경쟁이 치열한 전자기기 상품의 경우 1.4% 수준의 낮은 전환율을 보인다. 카테고리 외에도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미친다. 똑같은 상품에 대한 전환이라도 친구 추천(약 3%)을 통해 들어온 사람과 디스플레이 광고(약 0.3%)를 통해 들어온 사람은 전환율에 차이가 난다. 이처럼 전환율 지표는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으므로 절대적인 기준이 있다고 보기엔 어렵다. 전환율 수치 자체보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전환율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더 유용할 것이다.


3. 순추천 고객 지수(Net Promoter Score, NPS)

순추천 고객 지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서비스의 성공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다. NPS는 다음과 같은 단 하나의 질문을 통해 측정할 수 있다.


"'이 제품을 추천할 가능성을 0~10점으로 표현하면 몇 점입니까?"

추천고객의 비율-비추천고객의 비율을 계산해 NPS 값을 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NPS 값이 어느 정도 나와야 제품-시장 적합성을 만족한다고 볼 수 있을까? 점수가 100이라면 모든 사용자가 여러분의 제품을 매우 좋아한다는 뜻이고 -100은 모두가 싫어한다는 뜻이다. 음수인 NPS는 나쁨, 0~30은 평균, 30~50은 좋음, 50~70은 훌륭함, 70 이상은 세계 최고이다. (보통 비율 단위인 %는 제외하여 표현한다.)

테크 기업의 NPS는 일반적으로 60 이상으로, 높은 경우가 많다.

아마존 62

넷플릭스 68

애플 72

에어비앤비 74

테슬라 96

물론 테크 업계의 특정 분야는 이보다 낮은 NPS를 갖고 있다. 드롭박스의 NPS는 8, 마이크로소프트 원드라이브는 -10, 최고 순위에 올라 있는 구글드라이브는 35로 상당히 평범하다.


순추천 고객 지수는 팬에 대한 지표다. 이 지표를 높이려면 제품에 불만족하는 사람을 줄이는 것만큼이나 제품에 대한 적극적인 팬 층을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서비스에 적당히 만족하는 고객을 많이 확보하더라도 NPS 점수를 높이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비스를 적당히 좋아하는 1,000명의 사용자보다는 서비스를 열렬히 사랑하는 100명의 충성 사용자를 확보했을 때 그 서비스가 성공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는 점을 기억하자.


제품-시장 적합성을 만족하지 못한다면, 해서는 안 되는 것


브레인스토밍 : 상상 속에서 만든 제품이 실제 시장의 요구사항을 담아내지 못했는데 여기에 또 다른 상상을 덧붙여 봐야 상황이 개선될 리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 : 제품은 가설의 조합으로 이뤄져야 하며, 그러한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능으로 이뤄져야 한다. 우선 가치부터 만들 필요가 있다.


잔존율이나 전환율을 개선하기 위한 실험 : 리텐션과 전환율을 높이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다. 지금 단계에서 목적은 제품-시장 적합성을 찾는 것이고, 리텐션과 전환율은 이를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리텐션과 전환율은 제품-시장 적합성을 찾고 난 이후의 '결과'로 나타나는 지표이다.


제품-시장 적합성을 만족하지 못한다면, 해야 하는 것


사용자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 듣기 : 사용자가 우리 의도대로 서비스를 쓰고 있는지, 우리가 포착하지 못한 숨겨진 니즈는 없는지, 실제로 제품을 사용하는 맥락이나 환경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동일한지에 대해 사용자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고 그 행동을 꼼꼼하게 관찰해야 한다. 1:1 인터뷰를 하게 되면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어 효과적일 것이다. 사용자 인터뷰는 내가 생각한 가설을 확인하는 과정이 아니고 사용자의 목소리와 의견을 통해 제품에 대한 사용 경험과 맥락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과정이다. 사용자가 이야기해 주는 것은 '정답'이 아닌 '맥락'이다.


사용자 행동 데이터 분석 :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 대한 사용자 행동 로그를 잘 기록하고 있다면 사용자들이 어떤 시나리오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제품의 사용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필수이다.




많은 사람들이 초창기 제품 성공 여부를 확인할 때 다운로드 수, 가입자 수 등의 지표를 확인한다. 이러한 지표는 일반적으로 제품-시장 적합성을 확인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특히 누적 설치 수나 가입자 등 '누적'으로 쌓이는 지표는 제품의 본질적인 경쟁력이나 사용자의 만족도, 더 나아가 제품의 성공 확률과 거의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다. 또 많은 서비스에서 활동 회원 수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단순히 활동 회원 수 자체는 제품-시장 적합성을 설명해주지 못한다. 출시 초기에 마케팅 예산을 큰 규모로 투자하면 활동 회원수는 단기간에 얼마든지 늘릴 수 있지만 제품-시장 적합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아무리 마케팅 예산을 쏟아붓더라도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제품-시장 적합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제품 자체가 의미 있는 문제에서 출발하는지, 그 문제를 잘 해결하는 제품을 만들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본 콘텐츠는 책 <그로스 해킹>을 발췌, 재구성, 참고하여 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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