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늘의 긴 일정을 위해 일찍 잠들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새벽같이 눈이 떠졌다.
오늘은 큰 아이에게 가는 날이다. 서프라이즈로.
이런 여행은 처음이라 설렌다. 하지만 솔직히 조금 긴장도 된다.
나도 J지만, 큰 아이는 J 성향이 훨씬 강하다. 우리는 안다. 서프라이즈가 언제나 좋게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도 가보기로 했다.
알기 때문에, 나도 나름의 계획을 세웠다. 즉흥처럼 보이지만 나름 계산된 방문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1년에 한 번뿐인 휴가에도 타 도시 여행을 미루던 적이 많았다.
바쁘다는 이유로,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그런데 이번엔 휴가도 아니다. 거창한 목적도 없다. 그저 생일을 축하해 주러 간다.
고작 생일을 축하하러.
그 ‘고작’이라는 말이 이렇게 벅찰 줄은 몰랐다.
아등바등 버텨온 날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작은 증거 같아서다.
사실 나는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10년이 넘는 유학생활 동안 아이들이 본 부모의 모습은 대체로 분주하고, 계산적이고, 책임에 눌린 얼굴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엔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일을 멈추고, 비행기를 타고, 호텔을 예약하고, 웃으며 “생일 축하해 주러 왔어.”라고 말할 수 있는 모습을..
삶은 늘 치열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
가끔은 누릴 수도 있다는 것.
버티는 것만이 삶을 유지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것.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하루를 살아도 기쁘게 살자.
나는 내 아이가 이런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내가 너에게 알려줄 수 있는 삶의 가장 큰 축복일지도 모른다.
이 마음을 잊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