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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랑 Oct 01. 2017

일상 속 편지 -1

사가정의 푸른 밤을 함께 보낸 당신

너무나도 우연히 만났던 초등학교 시절을 기억해낸 순간, 

또 한 번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당신을 마주하게 되어 상당히 놀랐었습니다. 


그러다 건축이라는 공통점과 특유의 쾌활함으로 다시 인연을 이어나갔던 것 같네요. 

당신이 전에 보여준 당신의 작품들은 나에게 꽤 큰 영감을 주기도 했었고,

멋지다고, 당신답다고 생각되는 작품들도 몇 개 있었어요. 

특히 빛과 어둠을 통해 표현한 그 작품 말이에요. 


사가정의 푸른 밤을 당신은 기억하나요. 

요즘은 너무 바빠서 기억을 천천히 회상해 볼 시간도 없으려나요.

참 많은 얘기를 나눴던 것 같아요. 


사실 알고 지낸지는 벌써 거의 6년이 다 되어가는데 

약 2주라는 시간 동안 5년간 몰랐던 당신의 모습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수고했어요. 

사실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많은 일들을 들었고

그게 지금의 당신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당신은 

자신의 그런 상처마저도 다독이며 쾌활하게 승화시킬 사람이거든요. 


아 물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긴 해야겠죠. 

때론 작업실에 틀어박혀서 작품을 하느라, 

때론 그저 멍하니 경치를 구경하느라, 

때론 특유의 소리를 내며 친구들과 떠드느라 


예전의 그 모든 순간들이 지금의 당신을 더욱 당신답게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때론 디자인의 취향 때문에 중간중간에 어긋나기도 했지만 

그래도 당신은 내가 존경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알아둬요.

예전 나에게 알려주었던, 당신이 지금 걷는 길을 걷는 이유를 가끔 힘들면 떠올려봐요. 


잘 해낼 거예요. 


기대할게요.

당신 특유의 웃음소리가 묻어나는 작품을. 


언젠가 또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만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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