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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랑 Oct 01. 2017

일상 속 편지 -2

생각보다 비슷한 삶의 경험을 한 당신

아마 당신과 나는 둘 다 서로에게 조금은 아이러니한 이유로 연락을 시작했을 거예요.

서로의 목적을 서로 모른 채 맞물렸다.. 가 맞을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점차 얘기를 해보면서 

생각보다 평행의 삶을 살았구나 싶기도 했어요.


내가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사실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내가 밟아온 길을 다시 밟지 않기를.


가끔은 조금 더 주위를 둘러봐요. 

물론 지금 시점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하기에도 바쁘겠지만 

그래도 너무 힘들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네요.


비슷한 시기였던 것 같아요. 

실제로 휴학을 했던 선배들에게 전화를 돌리면서까지 

내가 그렇게 간절하게 휴학을 하고 싶었던 순간은. 

그러다 어떤 선배랑 얘기를 하다 깨달았죠. 


이건 내가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겠구나. 

시간을 돌린다고 없던 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그리고 언젠가는 다들 "그땐 그랬었지"라고 말할 수 있는 일들이 되겠구나. 


예전에도 한번 말했었죠. 

감성에 가끔 빠지되 헤어 나오지 못할 정도로 들어가지는 말라고. 


이성이 필요한 순간과 감정이 필요한 순간 

말을 아껴야 하는 순간과 말을 해야 하는 순간 

그리고 주위를 가끔은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스스로의 삶에서 찾아냈으면 좋겠어요.


많이 배우고 느껴봐요. 

글을 쓸 때 굳이 모든 게 감정일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내 글의 목적들은 담담하게 써 내려가면서 스스로를 타자화시키는 거니까요.

굳이 고뇌에 빠질 필요 없어요. 


감정을 지고 가는 것과, 생각을 지고 가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어요. 

목적이 없는 글과 대상이 없는 글 역시 차이가 있듯이.


그래도 당신만의 글을 써 내려가면 좋을 것 같아요. 


언젠가는 당신의 대서사시가 펼쳐지기를. 

그 모든 순간을, 감정을, 생각을, 이야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는 삶을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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