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랑 Jan 31. 2017

공간의 소중함

당신에게 그 장소는 어떤 의미였나요.  

흔히들 공간에 따라 사고방식이 달라진다고 한다. 

어떤 공간에 있느냐는 결국 나에게 그 공간이 어떠한 의미를 내포하는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될 수 있다.


새로운 공간에 가면 적응을 잘 못하다가도 갑자기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듯

이미 익숙해져 버린 공간을 다시 가게 되면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곤 한다.


"Rememory"
: Remembrance; continuation of a memory.  


한동안 찾지 않은 공간이라 해도,

그 공간이 익숙했다 했다면, 아니면 그 공간이 자신에게 주는 의미가 강렬했다면

그 특별한 의미를 잊기 싫어서라도 계속해서 그 기억에 매달리고는 한다.


5년 만에 내려간 할머니 댁은 여전히 그대로인 부분도 몇몇 있었지만 많이 바뀌어있었다.

내 유년기를 보낸 그 공간은 이제는 조금은 더 현대적인 느낌으로 변해버렸다. 

내가 그토록 신기해하던 병에 담긴 종이학들은 사라져 있었고

내가 그토록 좋아하던 약간은 어두운 다락방 같은 느낌을 주던 옷장 역시 어느 정도 치워져 있었다.

약간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디자인만 본다면 그 공간은 미학적으로 훨씬 아름다워져 있었는데도. 

어둠이 슬슬 깔리기 시작할 때쯤 잠시 나와 거리를 걸어보았다. 


 깜빡거리며 천천히 하나둘씩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고 동네는 여전히 고요하면서도 은은하게 빛이 났다.   

아름다웠다.  멍하니 그 광경을 벤치에 앉아서 바라보다 천천히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나는 항상 불빛을 동경하고는 했다. 


여전히 나는 불빛이 모여서 내는 그 광경을 동경한다. 

하나둘씩 자신의 고유한 색을 내며 천천히 녹아드는 그 광경을 보며 


언젠가는 바뀔 그 거리를, 그 동네를, 그 거리를 나는. 다시 나의 첫 추억으로 기억하려 했다.


Re-memory of place. 마치 누군가를 기억하려는 것처럼. 나는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작가의 이전글 공간을 추억한다는 것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