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습관이었다.
감정적이고 충동적이지만 네 일에는 계획적이었던 나.
이성적이고 차분하지만 내 일에는 감정적이었던 너.
타인과 함께 있던 걸 좋아한 나.
혼자 있던 시간을 즐긴 너.
흥미와 관심사를 보며 선택을 했던 나.
해야할건 먼저 하는 우선순위를 두고 일을 하던 너.
첫눈에 반한다는 걸 믿었던 나.
차차 서로를 알아가며 반하는게 당연하다고 했던 너.
내게 어린애같다고 하며 잔소리를 하던 너.
네게 모든 걸 진지하게 여길필요 없다고 위로 하던 나.
나는 그런 우리의 엇나감을 좋아했다.
아니 우리의 다른점을 좋아했었다.
너는 내가 못하는 것들을 잘할 수 있게 하고 싶게 만들어주는 그런 존재였고
나의 글의 영감이자 감정의 원동력이었다.
이제 생각해보면 우린 참 달랐다.
오랜 시간 서로를 알아가며 사랑을 속삭일땐 주위 사람들이 우리가 항상 붙어있는게 당연하다고 했던 그 시간들 사이에서, 나는 점차 너를 닮아갔었다.
무턱대고 뭔가를 하기보단 그럴싸하게라도 일단 계획을 세웠고,네가 항상 하던 잔소리들처럼 이젠 괜찮아 어떻게든 되겠지가 아닌 조금은 더 책임지는 법을 배웠다.
너는 내 습관이었다.
나도 모르게 주위 사소한 것들에 눈이 가고
사람들을 좀 더 깊게 대하고
그냥. 네가 내게 그랬듯 말이다.
그래서 그런가.
네가 새겨놓은 너의 흔적들이,습관들이 잘 지워지지않는다.
네 향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않는다.
억지로 향을 덧입히고 나서야 그제야 약간은 숨을 쉴 수 있었다.
네게도 나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