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사실 나는 당신을 꽤 좋아했다.
아니 나는 당신의 글을 꽤나 좋아했다로 정정하자. 우리 사이에는 더 이상 내가 당신을 좋아했든, 당신이 나를 좋아했는지 상관없는 그런 간극이 생겼으니.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라고 불릴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웃기지.
한때는 거의 가장 많은 시간들을 보냈었는, 어쩌다 보니 - 몇 번의 인간관계들, 몇 번의 껄끄러움으로 그건 그냥 과거의 한 조각이 되었다는 게.
어쨌든, 나는 당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당신의 글이라던가, 당신과의 대화에서의 느낌이라던가, 뭔가 그때 우리만 가능했던. 너와 나였기에 가능했던 순간들을.
아 아니다. 아니야. 당신은 나의 첫사랑이 아니야. 사실 당신을 나 혼자 이렇게 불편하게 느끼고 거리 두는 걸지도 모른다. 당신의 허상을 자리 잡아놓고, 괜히 우리가 불편했던 순간들을 곱씹기 싫어서 그렅걸지도.
사실 지나가다 보면 인사는 하잖아?
아 결국은 다시 원점이다. 내가 빌어먹게도 그 많던 관계들에서 도망쳐서인지. 애초에 나와 대척점에 선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던 건지. 나도 모르겠다. 그러게 우리는 왜 이렇게 변했을까.
어쨌든. 당신의 글이 좋다. 그냥 그 사실을 나는 다시 한번 말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다시 친해지자.